동양 1차 고비… 1100억원 상환해야
입력 2013-09-29 18:06
동양그룹이 30일 운명의 갈림길 위에 선다. 이날까지 총 1100억원 규모의 회사채, 기업어음(CP) 만기가 돌아오지만 동양매직 매각 등을 통한 자금 확보가 여전히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고비를 넘긴다 해도 다음달 5000억원 가까운 CP 만기가 도래하는 등 ‘산 넘어 산’이다.
29일 산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동양그룹의 회사채는 905억원, CP는 195억원이다. 만기 도래 회사채 중 606억원의 상환자금은 기존 회사채 발행으로 마련한 상황이지만 나머지 299억원과 CP 만기 도래액 등 모두 494억원의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은 부족한 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 26일 6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려 했지만 하루 전에 포기했다. 금융 당국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에 문제가 있다고 제동을 건 데다 오리온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단 동양그룹은 필요한 자금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KTB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과 동양매직의 기업결합을 사전 승인한 상태에서 동양매직 매각 협상이 성사되면 급한 불은 끌 수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27일까지 KTB PE 컨소시엄이 금융감독원에 사모펀드(PEF) 등록 신청을 하지 않았고, 컨소시엄 내부의 재무적 투자자(LP) 일부가 투자를 망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에 사모펀드 등록 신청이 이뤄져 고비를 넘긴다 해도 다음달 4800억원에 이르는 CP 만기가 돌아온다. 11월 역시 3000억원 규모의 CP, 62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를 포함하면 동양그룹은 연말까지 모두 1조원 넘는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동양그룹은 동양매직 외에 동양파워와 주요 계열사의 지분 매각 협상을 함께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