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전·월세 대책 한 달… 전셋값 고삐 못잡아

입력 2013-09-29 17:32
8·28 전·월세 대책 발표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전세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대책 발표 후 매매 시장이 일부 활기를 되찾았음에도 정부 의도와 달리 전세난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114는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0.23% 상승했다고 29일 밝혔다. 8·28 대책이 발표된 직후 0.22% 상승한 것을 비롯해 4주 동안 0.22∼0.23%의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대책 발표 직전 3주 동안 상승률이 0.11∼0.2%인 것을 감안하면 대책 발표 후 되레 상승폭이 커졌다.

매매가격은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8·28 대책 발표 직전 0.01% 하락했지만 발표 직후 0.03%로 상승 반전한 이후 4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급매물을 중심으로 물량이 소화되면서 호가가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8·28 전·월세 대책 발표 후 매매수요가 일부 살아나긴 했지만 전세난 완화로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분석한다. 가을 이사철이 찾아온 데다 정부 대책이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전환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즉각적 효과를 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매매 가격 상승을 8·28 대책의 직접적인 효과로 연결시키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취득세 영구 인하나 공유형 모기지 등이 아직 본격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최근 매매 가격 상승은 각종 대책에 따른 심리적 영향도 있지만 대부분은 대책과 무관하게 전세난 심화로 떠밀려서 집을 살 수밖에 없는 수요가 이사철을 맞아 집을 산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동반 상승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석 이후 매매 수요가 다소 주춤하고는 있지만 다음 달에 취득세 영구 인하 관련법안의 국회통과 가능성이 남아있어 매매 시장의 온기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전세 역시 월세 전환 등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