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대 앞 약속은 어디로… 예장합동 황규철 총무 "안 물러난다"
입력 2013-09-29 15:54 수정 2013-09-29 16:11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의 황규철 총무가 사의를 번복하고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총회에서 가스총 사용, 용역 동원 등으로 해임 요구를 받았다.
지난 26일 총회 현장에서 황 총무는 자신의 해임 투표 여부가 논란이 되자 “총무직에 연연 않고 자진사퇴하겠다”며 “임원회와 상의해 사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2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는 “사직서를 제출할 의사가 전혀 없다”면서 “사실상 잔여임기를 보장받았기 때문에 1년간 총무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명환 총회장도 “대화합 차원에서 황 총무를 임원회에 참석시키지 않고 행정총무 역할만 맡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무가 사실상 임기를 보장받았다”는 소문이 퍼지자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 등 개혁그룹은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97회 총회 파행관련 조사처리위원회와 실행위원회를 통해 총무 해임을 관철시킨다는 계획이다. 교갱협 한 관계자는 “임원회가 마음대로 결정했던 실행위원 선출방법을 이번 총회에서 각 노회별 파송제도로 변경했다”면서 “따라서 각 노회에서 파송한 실행위원과 교단 개혁 그룹이 임원회에 총무 해임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6일 수원에서 열린 예장 합동 총회에서 총대들은 황규철 총무 해임을 거세게 요구했다. 총대들은 황 총무에 대해 “97회 총회에서 공금을 사용해 용역을 동원했으며 가스총 사건을 일으켜 교단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도덕적 처신이나 목회현장에서 많은 의혹을 받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해명에 나선 황 총무는 “제기된 문제는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 총무직에 연연하지 않고 임원회와 상의해 사임 하겠다”고 밝혔다. 안 총회장은 “1개월 내에 총무 건을 처리 하겠다”고 했으나 총대들은 책상을 두드리며 “투표”를 외쳤다. 무기명 투표로 현장에서 총무를 반드시 해임해야 한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한 것이다.
사회를 보던 안명환 총회장은 일방적으로 정회를 선언했다. 총대들은 의장석 앞으로 몰려나갔고 안 총회장은 의장석 뒤로 물러나 침묵에 들어갔다. 총대들은 투표를 강하게 요구했다.
밤 11시20분쯤 등단한 안 총회장은 “나는 절대 총대들의 동의 없이 파회를 선언하지 않을 것이다. 분명히 약속 한다”면서 “27일 오전 9시 속회 후 다시 논의하자. 지금은 정회가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날 황 총무 해임 건은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총회를 마쳤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