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범이 가져온 ‘부석사 불상’… “유진룡 장관, 日에 반환 뜻 밝혀”

입력 2013-09-28 00:06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부석사 불상을 일본에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유 장관은 27일 광주에서 열린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일본 문부과학상과의 회담에서 ‘금동관음보살좌상을 일본에 돌려줘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잇따라 보도했다. 해당 불상은 1330년께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제작돼 보관되고 있다가 일본으로 넘어간 뒤 지난해 10월 절도범들의 절도로 한국에 돌아왔다. 유 장관과의 회담이 끝난 뒤 시모무라 문부과학상은 일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불상 반환을 요청했고 유 장관으로부터 ‘한국 정부 차원에서 반환을 위해 제대로 대응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절도범이 한국에서 잡히고 불상이 한국 당국에 압수된 직후부터 일본 정부는 줄기차게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법원은 지난 2월 일본 관음사가 불상을 정당하게 취득한 사실이 소송을 통해 확정될 때까지 일본으로의 불상 반환을 금지한다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절도범 3명은 지난 6월 1심에서 각각 징역 3∼4년형을 선고받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재판 결과를 지켜보는 게 맞다”면서도 “유 장관이 말한 것은 훔쳐온 문화재라면 상식적인 선에서 돌려주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한 것”이라고 밝혀 일본 언론의 보도를 부정하지 않았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유 장관의 처신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