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사건’ 항소심 선고] “최소한 감형 기대했는데… 최재원 법정구속 너무 가혹”

입력 2013-09-27 18:40 수정 2013-09-27 23:07

최태원 회장의 무죄 판결 가능성에 대해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SK그룹에 이번 항소심 재판 결과는 재앙과도 같았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1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받자 큰 충격에 빠졌다. 1심에서 무죄를 받았던 최 회장의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마저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자 비통함을 갖추지 못했다. SK그룹은 오너 형제가 모두 구속 수감되는 비운을 겪게 됐다.

SK그룹 관계자들은 항소심 판결 소식을 전해 듣고 패닉에 빠졌다. 할 말을 잊은 듯했다.

SK 관계자는 27일 “이번 항소심 판결이 기대했던 것과 크게 다른 것은 사실”이라며 “판결문을 꼼꼼히 읽어보고 검토한 뒤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SK 주변에서는 항소심 판결에 대해 낙관론도 적지 않았다. 무죄는 힘들더라도 최소한 최 회장에 대한 감형은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퍼져 있었다. 그러나 최 회장의 형량은 그대로이고, 최 부회장마저 법정 구속되자 감전된 듯 충격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SK는 말을 아꼈지만 재판부가 변론재개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과 관련해 억울함을 감추지 않았다. 핵심인물인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역할을 제대로 밝혀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부회장의 법정 구속에 대해서도 크게 실망한 모습이다. 최 부회장이 “도망가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는데도 법정 구속한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다.

장기간 수감돼 있는 최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SK가 이번 항소심 결과의 충격파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SK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도 있으니 아직 희망을 버릴 수 없다”면서 “최 회장 형제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