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 그늘진 곳을 밝힌다] 예술봉사동아리 ‘아티스V’ 아이들 ‘끼’ 일깨워
입력 2013-09-28 05:14
지난달 17일 초등학생 10명이 예술 봉사동아리 ‘아티스V’ 회원들과 함께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을 찾았다. 서울 금천구의 한 아동복지센터에서 생활하는 편부모 아이들이었다. 좀처럼 미술관을 찾을 기회가 없었던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전시품 ‘모자이크 거울’을 들여다봤다. 거울 앞에 서면 무수한 불빛들이 나타나 뭉치면서 아이의 모습을 비췄다. 마이크에 대고 소리를 내면 진폭과 강약에 따라 화면에 다채로운 색상을 나타내는 작품 ‘스피어’도 인기를 끌었다.
아티스V는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예술적 감성을 키워주는 예술 봉사동아리다. ‘아티스’라는 예술 동호회 회원들 중에서 재능기부에 관심이 있는 청년 11명이 의기투합해 지난 6월 결성했다. 4명은 회화나 공예 등을 전공했고, 나머지 회원들도 예술에 조예가 깊다. 처음 이 동아리를 제안한 조효진(22·여)씨는 “학창시절에 예술을 하고 싶지만 형편이 어려워 포기한 친구들이 많아 안타까웠다”며 “각자 가진 재능으로 소외된 어린이들에게 예술적 감성을 키워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편부모나 맞벌이 등 부모의 관심이 부족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거의 매주 예술 교육을 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본 뒤 인상 깊은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기도 하고, 종이접기 등의 활동도 한다. 평소 학교 공부에만 몰두하느라 예술을 체험하기 힘든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아닌 친한 언니·오빠처럼 다가가 감성을 키워주자는 게 이들의 취지다. 회원 송선재(28)씨는 “학교에서 배우는 예술이 아니라 감성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동심과 감성을 배우고 있다. 봉사는 ‘주는 일’이 아니라 ‘받는 일’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