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붙이는 김한길… “朴, 참 나쁜 대통령”
입력 2013-09-27 17:56 수정 2013-09-27 23:01
민주당은 27일 기초연금 축소 실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거듭된 사과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면서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복지공약이 대선 결과를 좌우했던 사안임을 주장하면서 박 대통령의 직접적인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김한길 대표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자신의 정체성과는 다른 경제민주화, 복지라는 시대정신을 받아들여 ‘조건부 대통령’이 된 뒤 이제 와서 돌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 부분을 박 대통령이 대폭 수용했기 때문에 당선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대표는 인천에서 가진 시민사회 대표자 간담회에서도 “선거를 앞두고 달콤한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질타했다. 또 “이제 와 핵심 공약을 모두 포기하면 이를 믿고 투표한 국민은 토사구팽을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국민에게 엎드려 사죄해도 모자란다”고 맹비난했다. ‘참 나쁜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과거 한나라당 대표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난할 때 사용한 표현이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공약 파기’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고 사과 방식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질타했다. 민병두 홍보본부장은 언론인터뷰에서 “이 정도면 국민 앞에 총체적으로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했고,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YTN라디오에서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노년층뿐 아니라 연금안 수정으로 불이익이 돌아갈 30~50대 국민연금 가입자에게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장관 사퇴로 무너진 대통령의 신뢰가 다시 세워질 수 있겠느냐”며 “박 대통령이 국정 대혼란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준비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여당은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야당 공세가 지나치다고 반격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은 거짓말이니, (박 대통령이) 히틀러니 하는 듣기에도 저급한 정치공세를 펴기 전에 과거 자신들의 정권에서 과연 공약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사과한 적이 있는지 돌아보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만약 민주당이 집권했다면 어르신들에게 2017년에야 겨우 20만원을 주는 것이어서 올해부터 다수 어르신에게 20만원을 주는 정부안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며 “선동적 작태로 사회를 분열시켜선 안 된다”고 했다.
손병호 정건희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