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출판 이끈 전주 ‘완판본’ 재조명

입력 2013-09-26 18:50


“전주는 조선시대 베스트셀러를 가장 많이 찍어내던 출판의 중심지였습니다.”

400∼500년 전 목판으로 책을 찍어내던 전북 전주의 ‘완판본(完板本)’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은 28∼29일 ‘완판본 삼매경’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는 ‘완판본 백일장대회’와 ‘판각 시연’을 비롯해 30여명의 서예가가 참여하는 ‘열녀춘향수절가 필사’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또 전북대박물관은 27일부터 11월 말까지 ‘옛 책, 우리 문화를 품다’ 행사를 진행한다.

완판본은 전주의 옛 이름인 완산(完山) 지역에서 발간된 옛 책과 그 판본을 말한다. 당시 서울의 ‘경판본’과 함께 출판계의 양대 산맥이었다. 당시 전라감영에서 만든 출판물부터 민간에서 제작한 소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들이 나왔다. 특히 심청전이나 춘향전, 삼국지 등 흥미로운 내용을 많이 담아 전국적인 인기를 모았다. 수려한 글자체와 문양이 들어간 편집 또한 돋보였다.

일본강점기 등을 거치면서 많은 양이 사라졌으나 1744년 제작된 ‘율곡전서’ 등 10종의 목판 5059점이 지금껏 보존되고 있다. 양면 인쇄가 가능한 이들 목판은 전주향교에서 보관해오다 2005년부터 전북대박물관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전주시는 2년 전 완판본문화관을 개관한 데 이어 목판 복원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태영 전북대박물관장은 “완판본은 한글 보급에도 큰 역할을 했다”며 “이들 귀중한 기록문화를 잘 연계하면 국가 문화재와 세계문화 유산으로 가꿔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글·사진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