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표결 방침” 美상원 절차 돌입
입력 2013-09-26 18:16 수정 2013-09-26 22:41
24∼25일(현지시간) 21시간19분에 걸친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마무리된 후 미국 상원이 절차표결을 통해 2014년 예산안 투표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절차표결은 특정 안건에 대한 토론을 마치고 본회의에 상정해 찬반 투표에 부칠지 결정하는 표결이다.
이는 양당 대립으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여론을 의식한 조치다. 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25일 하원에 서한을 보내 “아무리 늦어도 10월 17일 이후엔 안 된다”고 호소했다. 현재 16조7000억 달러 수준인 부채한도를 증액하지 않으면 채무상환 자금이 늦어도 다음 달 17일에는 동나 국가부도가 임박하게 된다는 경고다.
의회가 30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에 최종 합의하지 않을 경우 미 연방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정부폐쇄(셧다운) 사태까지 맞게 된다. 2014년 회계연도가 이때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당의 입장 차가 워낙 커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크루즈 의원의 필리버스터는 하원에서 삭감된 ‘오바마케어’ 관련 예산을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원안대로 처리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한편 크루즈 의원은 잠재적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서 있을 수 있을 때까지’ 의사진행 방해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쓰러지지 않았고, 미리 정해져 있던 절차표결 시간이 다가온 뒤 스스로 발언대를 내려오는 강철체력을 과시했다. 그는 역사상 네 번째로 오랫동안 필리버스터를 지속한 의원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