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색 드러낸 아베 “군국주의자로 불러라”
입력 2013-09-26 18:16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5일(현지시간) “나를 ‘우익 군국주의자’라고 부르고 싶다면 부디 그렇게 불러 달라”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뭐라 부르던 갈 길은 가겠다는 뜻이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초청 강연에서 중국을 겨냥해 “일본의 바로 옆에는 군비 지출이 적어도 일본의 2배에 달하고, 매년 10% 이상의 군비 증강을 20년 이상 계속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2013년도에) 11년 만에 방위비를 증액했지만 겨우 0.8% 올리는 데 그쳤다”면서 ‘우익 군국주의자’ 발언을 했다.
아베 총리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그 목표에 대해 “세계평화와 안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6일 한국에서 욱일승천기 사용을 처벌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는 데 대해 “욱일기가 군국주의 상징물이라는 한국 측 주장에는 큰 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욱일기 디자인은 일본 내에서 명절 때나 출산 시 축하용 깃발, 해상자위대 함선 깃발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면서 “한국 측에 적절한 대처를 제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 국기인 일장기(히노마루)의 태양 문양 주위에 퍼져 나가는 햇살을 형상화한 욱일기는 태평양전쟁 등 일본이 벌인 각종 전쟁 때 군기로 사용됐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