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파행 물의’ 황규철 총무 해임안 결론 못내
입력 2013-09-26 18:21 수정 2013-09-27 00:31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가 막판까지 반전과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총회를 갑작스럽게 파회해 물의를 일으켰던 정준모 전 총회장은 징계와 자격 박탈 요구를 받고 26일 전격 사과했다. 그는 소송 취하까지 약속해 가까스로 징계를 면했다. 하지만 지난해 총회 혼란의 공동 책임자였던 황규철 총무는 사의를 표명했는데도 해임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총대들의 요구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예장 합동은 경기도 수원과학대 신텍스컨벤션에서 열린 제98회 총회에서 정 전 총회장과 황 총무의 징계 헌의안을 논의했다. 총 134개 헌의안은 두 사람의 해임과 예우 박탈, 총대 자격 영구 박탈 등을 요구하고 있어 총대들의 분노감을 그대로 반영했다. 총대들은 정 전 총회장에 대해 “지난해 총회 파회 사태의 주범으로 노회에서 올린 헌의안을 탈취했으며 노래방 출입사건으로 총회 위신을 깎아내렸다”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안명환 총회장과 오정호(대전 새로남교회) 목사의 제안으로 밤 9시쯤 마이크를 잡은 정 전 총회장은 “지난해 총회가 파행을 빚은 것은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자신을 비판한 이들을 향해 제기한 관련 소송을 모두 취하한다고 약속했다. 총대들은 박수를 치고 용서해주기로 했다.
황 총무 징계 건은 달랐다. 그는 지난해 총회에서 가스총을 과시하고 용역을 동원하는 등 파행 사태의 원인제공자로 지목됐다. 총대들은 “황 총무가 공금을 사용해 총회에 용역을 동원하고 가스총 사건을 일으켜 교단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비난했다. 해명에 나선 황 총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임원회와 상의해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안 총회장도 “1개월 내에 처리 하겠다”고 했으나 총대들은 “투표”를 외치며 즉각적인 총무 해임을 요구했다. 안 총회장이 정회를 선포하자, 총대들이 의장석으로 몰려가 황 총무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회의는 황 총무 사임건의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밤 11시가 넘어 정회를 재확인했다. 총회는 27일 끝난다.
한편 서울 목동 제자교회 문제는 정삼지 목사 측과 당회 측이 2개의 교회로 나뉘게 됐다. 총회는 ‘제자교회 수습위원회’ 보고서를 기각하고 교인 의지에 따라 노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결정으로 교회 신자들은 정 목사를 면직시킨 한서노회나 정 목사에 우호적인 서한서노회에 속할 수 있게 됐다.
총대들은 “제자교회를 살리기 위해선 당회측과 비대위측으로 갈라진 상황을 인정하고 양측 교회를 모두 살려야 한다”며 이같은 방안에 손을 들어줬다. 이 같은 결정 직후 정 목사 반대파 신도 40여명이 의장석을 점거하는 등 소란을 일으켰다.
수원=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