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니 “핵협상 3개월내 마무리” 제안

입력 2013-09-26 18:16 수정 2013-09-27 00:44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3~6개월 안에 핵 협상을 마무리 짓자”며 서방국가와의 핵 협상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로하니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의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 칼럼니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핵 협상 관련 모든 전권이 나에게 있다”며 “단기간의 시간표를 설정해 협상을 끝내는 것이 상황을 진전시킬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3개월 안에 끝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며 6개월이어도 괜찮다”면서 “중요한 건 몇 년이 아닌 몇 달 안에 해결할 문제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의 사찰도 수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P는 서방국의 이란 경제제재가 지속되면서 자국 내 비판이 고조되자 국면 타개를 위해 핵 협상을 서두르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24일 유엔 총회에서 무산된 미국·이란 정상 간 36년 만의 회동 재추진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란 관영 IRNA통신은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정상 회동 가능성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며 “로하니 대통령 역시 원칙적으로 회동에 부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MSNBC 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24일 회동 불발과 관련 “미국 제안이 급박해 회동을 성사시킬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며 “회동을 통해 원하는 결론을 도출하려면 행동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국 간 고위급 대화가 35년간 없었던 만큼 신중하게 단계를 밟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동이 문제가 아니라 결과물 있는 회동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26일 존 케리 국무장관과 자리프 이란 장관의 회담이 진척을 볼 경우 오바마, 로하니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질 수도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 CNN과의 인터뷰에 이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를 재차 비판하는 한편 미국과 이란 외무장관 간의 첫 고위급 회담을 몇 시간 앞두고 이스라엘을 향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해 국제사회의 관리 하에 핵을 보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