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패륜살인’ 공모 혐의 피의자 차남 부인 자살
입력 2013-09-26 17:53 수정 2013-09-26 22:43
인천 모자(母子) 살해사건의 피의자인 차남 정모(29)씨와 함께 경찰 조사를 받아오던 그의 아내 김모(29)씨가 결백을 주장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26일 “김씨가 인천시 논현동 자택에서 오후 2시30분쯤 숨진 채 발견됐으며 오후 1시30분쯤 경찰에 나와 조사받을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경찰서에 나타나지 않자 119구급대를 불러 김씨의 자택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다가 숨진 김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정씨가 아내와 공모해 어머니와 형을 살해했다고 이날 오전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며 “김씨에 대해서는 사건 초기부터 공범 혐의를 두고 있었으나 필요에 의해 참고인 신분을 유지하다 전날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임의수사를 진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조사를 앞두고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사인을 조사 중이다.
김씨는 2쪽 분량의 유서에 “부모님 전 결백합니다. 남편이 진실을 이야기하고 자백을 하기 위해 전 한 달간 설득했습니다” “정말 억울하고 한스럽습니다” 등의 글을 남겼다. 또 수사관이 조사과정에서 욕설과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달 14∼15일 정씨가 강원도 정선과 경북 울진에서 각각 어머니와 형의 시신을 유기할 당시 함께 있었지만 “살해 과정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17일 정씨가 정선과 울진에 시신을 유기한 것 같다고 경찰에 알렸다. 그러나 경찰이 시신을 찾지 못하자 김씨는 23일 정선까지 경찰과 동행해 정씨의 어머니 시신 유기 장소를 지목했고, 시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