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양심인사, 특정민족 혐오 반대모임 결성
입력 2013-09-25 23:20
일본에서 반한 시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양식 있는 정치인과 지식인을 중심으로 특정 민족이나 외국인에 대한 혐오발언을 반대하는 모임이 25일 결성됐다.
재일교포 3세인 신숙옥 인재육성기술연구소장 등 21명이 공동 대표로 나선 ‘헤이트 스피치와 민족차별주의를 극복하는 국제 네트워크’는 도쿄 신주쿠 오쿠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이 다양한 집단과 공존·공생하도록 차별주의적 시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모임에는 일제의 식민지배에 사죄하는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를 비롯해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우쓰노미야 겐지 전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장 등 정치인과 지식인도 이름을 올렸다. 일본 내 대표적인 우익 단체인 잇수이카이(一水會)의 스즈키 구니오 고문도 참여했다.
이들은 설립 선언문에서 “재일 한국·조선인을 표적으로 하는 헤이트 스피치(증오발언)가 각지에서 무섭게 확산하고 있다”며 여성, 장애인, 오키나와 출신, 부락민, 혼외자, 성적 소수자 등에 대한 차별로 이어지는 실태를 비판했다.
스즈키 고문은 일부 극우단체의 혐한 시위에 일본 국기(히노마루)가 등장하는 것에 대해 “히노마루를 그런 곳에 사용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왜곡된 민족주의를 우려했다.
네트워크는 올 3∼8월에만 일본 내에서 161건에 달하는 증오 관련 시위가 열린 것으로 파악하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대응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트워크는 홈페이지(www.norikoenet.org)를 통해 후원자와 모임에 뜻을 같이하는 이들을 모아 헤이트 스피치의 문제점을 알리고 소송, 차별금지법 입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