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英 여성, 노 저어 북태평양 첫 횡단
입력 2013-09-25 19:09
23일 오전 보트가 알래스카주 알류샨 열도의 한 섬에 도착하자 그녀는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일본 지바 현을 떠난 지 150일 만에 노를 저어 태평양 횡단을 완수하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도전에서 태풍으로 인해 포기해야 했던 기억도 말끔히 가셨다.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영국의 모험가인 사라 아우텐(28)이 노를 젓는 보트로 일본에서 알래스카에 이르는 북태평양을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BBC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녀는 1인용 보트인 ‘해피 삭스’를 타고 무려 6944㎞를 노를 저어 횡단했다. 혼자서 노를 저어 횡단하는 것은 최초의 사례라고 방송은 전했다.
태평양 횡단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거센 풍랑으로 인해 배가 다섯 번이나 전복됐다. 기상상황이 좋지 않아 수일 동안 선실에 갇혀 있기도 했다. 상어나 고래를 보기도 했고 화물선과 충돌할 뻔한 위기도 겪었다.
당초 일본을 출발해 캐나다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강풍 등으로 인해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결국 알래스카로 목적지를 바꿨다. 지난해 도전에서 배가 침몰하며 도전을 포기했던 것에서 용기를 얻었다.
이번 북태평양 횡단은 런던을 출발해 자전거와 카약, 노 젓는 보트로 지구를 일주하는 도전 과정의 일부분이다. 그녀는 10만 파운드를 모금해 내년에는 알류산 열도에서 캐나다 본토까지 카약 횡단에 나설 예정이다.
아우텐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내 자신을 극한까지 몰고 갔기 때문에 무척 힘들었다”며 “태평양 횡단은 정말 고통스러우면서도 영광스러운 기억”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나만의 특권을 갖게 돼 너무 기쁘다”며 친구에게 위성전화로 기쁜 소식을 알렸다고 덧붙였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