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요제 스타들 옛 추억 되새긴다
입력 2013-09-25 19:07
샌드페블즈 노사연 유열 이정석 신해철 전람회…. 이들 가수의 등용문 역할을 한 ‘MBC 대학가요제’는 1977년 시작돼 한동안 우리나라 청년문화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가요제의 위상은 급격히 추락했다. 시청률 부진에 허덕였고, 스타를 배출하는 데도 실패했다. 결국 행사를 주최해온 MBC는 지난 7월 폐지 결정을 내렸다.
다음 달 24∼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릴 콘서트 ‘2013 대학가요제 포에버(Forever)’는 대학가요제에 대한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요제 출신 가수들 모임인 ‘대학가요제동창회’(약칭 ‘대가회’)가 주최하는 콘서트다. 이들은 2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요제 폐지에 따른 아쉬움과 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대가회’ 집행위원장인 유열(86년 대상)은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 기획사 시스템에서 배출된 가수들 틈에서 대학가요제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지 못하고 폐지에 이르렀다”며 “상황이 이렇게 되도록 선배들은 무엇을 했나 하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샌드페블즈 멤버로 ‘대가회’ 명예회장인 여병섭(77년 대상)은 “신문 광고를 보고 설레는 마음으로 대회에 출전했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며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대학가요제’였다. 문화를 없애기는 쉬워도 새로 만들기는 어렵다. 눈물이 나고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했다.
공연에선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 30여 팀이 출연료를 받지 않고 무대에 오른다. ‘대가회’는 “콘서트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며 “공연 수익금은 건강한 청년문화 부활을 위해 쓸 것”이라고 밝혔다.
‘대가회’ 기획팀장인 신해철(88년 대상)은 “과거의 음악을 꾸밈없이 그대로 재현하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대학문화를 자본이나 미디어에 맡겨놓는 건 순진한 생각”이라며 “대학가요제 재개 여부는 내부적으로 많은 얘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