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 불황에… ‘빈방 채우기’ 상품 봇물

입력 2013-09-25 18:47 수정 2013-09-26 01:51

호텔업계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공실(空室) 대란’ 우려까지 나오자 호텔의 빈방을 헐값에 제공하는 서비스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특급 호텔의 이미지 실추를 방지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호텔명을 밝히지 않은 채 투숙객을 모집하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 ‘데일리호텔’은 지난달 30일 소비자들이 호텔 빈방을 당일 예약으로 싼 값에 이용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일 관계 악화와 엔저 현상에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상당수 호텔이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은 어차피 비어 있는 방을 ‘땡처리’ 하는 셈이어서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한다. 전국 70여개 호텔이 이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

온라인 여행사 인터파크투어도 지난 2일부터 당일 잔여 객실을 스마트폰으로 예약할 수 있는 ‘체크 인 나우’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100여개 호텔과 제휴한 상태다. 숙박 서비스 업체 ‘호텔나우’도 이달 중 당일 예약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소셜커머스를 통한 특급 호텔들의 할인 행사도 빈번하게 진행되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 빈방이 너무 많아 직원들이 잔다더라는 소문이 나올 정도로 호텔업계 불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품격을 따지며 할인 행사를 하지 않던 고급 호텔들이 이제는 다급해진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특급 호텔은 싼 값에 방을 내주면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어 할인 판매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해결해 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코리아트립’은 지난 16일 국내 고급 호텔의 빈방을 싼 값에 대신 팔아주는 서비스 ‘미스터리 딜’을 출시했다. 인터넷에서 호텔 이름은 가린 채 호텔 등급과 특징, 장소 등 기본 정보만 공개하고 소비자에게 60~70% 할인된 가격에 방을 내놓는 것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