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론 잠재운 시즌 3호골… 손흥민 46일만에 득점포
입력 2013-09-25 18:16
‘손세이셔널’ 손흥민(21·바이엘 레버쿠젠)은 골이 필요한 때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무서운 라이벌이 나타났다. 위기론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그의 해결사 본능이 눈을 떴고, 46일 만에 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빌레펠트의 쉬코 아레나에서 열린 2013∼2014 DFB 포칼 2라운드(32강) 분데스리가 2부 아르마니아 빌레펠트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17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컵대회 2호, 시즌 3호 골. 레버쿠젠은 2대 0으로 이겨 16강에 진출했다.
사미 히피아 레버쿠젠 감독은 손흥민과 로비 크루세를 양쪽 측면 공격수로 출격시켰다. 전반 빌레펠트의 압박에 막혀 고전한 손흥민은 후반 들어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득점 기회를 노렸다. 후반 17분 손흥민은 라르스 벤더의 짧은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어 네트를 흔들었다. 손흥민에게 큰 의미가 있는 골이었다. 데뷔전(8월 3일 DFB 포칼 1라운드)과 리그 개막전(8월 10일 프라이부르크전)에서 연속골을 뽑아낸 손흥민은 슈테판 키슬링, 시드니 샘과 함께 레버쿠젠의 스리톱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득점포가 침묵을 지키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더욱이 최근엔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갔다. 히피아 감독은 최근 한국 대표팀과 소속 팀의 경기를 잇따라 소화한 손흥민을 배려해 지난 21일 마인츠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을 시즌 처음으로 선발에서 제외했다. 당시 손흥민 자리에 섰던 크루세는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손흥민의 주전 경쟁에 빨간불이 켜진 것. 히피아 감독은 빌레펠트전에 손흥민을 내보냈다. 일종의 시험이었다. 평가의 장이 된 빌레펠트전에서 손흥민은 결승골을 터뜨려 히피아 감독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각인시켰다.
독일 언론도 득점포를 재가동한 손흥민에게 찬사를 보냈다. 축구전문지 ‘키커’는 “손흥민의 침착함이 레버쿠젠에 승리라는 선물을 안겼다. 빌레펠트의 수비에 고전하던 레버쿠젠의 승부를 결정한 선수는 손흥민이었다”고 전했다. ‘빌트’는 “손(SON)이 떴다”며 “손흥민이 원정 응원을 온 1000여 명의 팬을 구원했다”고 치켜세웠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