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평균자책 2.97 메이저 亞투수 최다 14승… ‘위대한 10월’ 기대하세요

입력 2013-09-25 18:16

류현진(LA 다저스)이 14승(7패)째를 거두며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다승 아시아 투수로 우뚝 섰다. 또 평균자책점을 2.97로 끌어내리며 한 달 만에 2점대 재진입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다저스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천적’ 펜스를 넘다=시즌 29번째로 선발등판한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로 나온 앙헬 파간을 맞아 7구까지 가는 어려운 승부를 했다. 결과는 유격수쪽 내야안타. 비록 첫 타자를 내보냈지만 류현진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 타자 3명을 간단히 범타로 돌려세우며 모처럼 1회를 실점 없이 넘어간 류현진은 이후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5회 장타력이 떨어지는 토니 아브레유에게 솔로홈런을 헌납한 것이 아쉬웠지만 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정교한 직구와 낙차 큰 커브, 위력적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시즌 내내 자신을 괴롭힌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꽁꽁 묶었다.

특히 전날까지 11타수 6안타 5타점을 내준 ‘천적’ 헌터 펜스를 3타수 무안타로 돌려세우는 등 3∼6번 샌프란시스코 중심 타자 4명을 11타수 무안타로 제압하며 복수에 성공했다. 다저스 타선은 야시엘 푸이그와 맷 켐프가 상대 선발 맷 케인에게 솔로홈런 2방을 뽑아낸 뒤 불펜 브라이언 윌슨과 켄리 잰슨이 류현진의 승리를 지켜냈다.

◇아시아 출신 최다승 보인다=류현진은 14승9패를 기록중인 셰빌 밀러(세인트루이스)와 함께 신인투수 최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의 아시아 최다승 투수의 자리를 확보했다.

일본의 다르빗슈 유와 이와쿠마 히사시가 현재 13승을 거두고 있지만 등판 일정상 앞으로 1경기 밖에 더 등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류현진은 1995년 13승을 거둔 노모 히데오를 넘어 2002년 14승을 기록한 이시이 가즈히사와 함께 다저스 역사상 신인 최다승 공동 2위에 올랐다. 그리고 박찬호가 풀타임으로 첫 시즌을 맞이한 1997년 거둔 14승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주일 쉬고 던졌는데 불펜 피칭을 한 게 도움이 되었다”면서 “현재 몸 상태는 좋은 편이다”며 남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오는 30일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마지막 등판에 나설 예정이다. 따라서 이날까지 188이닝을 소화한 류현진은 190이닝을 넘기게 돼 인센티브 75만 달러(약 8억1000만원)를 확보하게 된다. 올해 연봉 330만 달러의 23%에 가까운 금액이다.

◇PO 3선발은 류현진=현지 언론도 류현진의 호투를 잇따라 전했다. 특히 LA타임즈는 “류현진은 ‘올해의 신인’ 자격을 견고히 했다”고 전했고, ESPN은 “천재 페르난데스(마이애미)와 푸이그가 없었다면 신인왕은 류현진의 것이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은 사이영상급 투구를 보인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와 푸이그의 2파전으로 굳어졌지만 류현진 또한 그에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ESPN은 또 “다저스의 플레이오프 첫 시리즈 3차전에 류현진이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