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최경수 이사장 선출 예정… 돌고돌아 낙하산 인사
입력 2013-09-25 18:07
박근혜정부가 관치 및 낙하산 방지를 명분으로 공공기관장 인사를 두 달여간 중단했다가 재개한 이후에도 ‘돌고 돌아 낙하산’ 인사가 재연될 조짐이다.
한국거래소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최경수(사진) 전 현대증권 사장을 차기 이사장에 선출할 예정이다. 최 전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되면 금융위원장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정식 취임하게 된다.
아직 확정은 되지 않았지만 당국이 이달 초 최 전 사장의 이사장 낙점 사실을 거래소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거래소 주변에서는 최 전 사장의 이사장 선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최 전 사장은 2008∼2012년 현대증권 사장을 지내긴 했지만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조달청장을 거친 전형적인 관료 출신이다. 또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도 있어 낙하산·관치 논란이 불가피하다.
거래소 노조는 강도 높은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 노조는 24일 서울사옥 1층 로비에 천막을 치고 벌써부터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시작했다.
거래소 이사장 선임이 마무리되면 거래소 자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과 코스콤의 차기 사장 선임 절차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김경동 예탁결제원 사장은 지난 13일 임기를 1년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했으며, 우주하 코스콤 사장도 임기가 올해 연말까지이지만 6월 초 이미 사의를 밝혔다.
두 기관의 사장도 형식적으로는 사장추천위원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되지만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자리다. 이철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우기종 전 통계청장, 유정준 전 한양증권 사장 등이 이들 회사의 사장 후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6월 공공기관장 인사를 잠정 중단하는 조치까지 내려 낙하산 배제에 대한 기대를 걸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 같은 결과가 나올 바에야 두 달여 업무 공백까지 초래하는 인사 중단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