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결핵퇴치에 힘쓴 셔우드 홀 유품 한국온다

입력 2013-09-25 17:57 수정 2013-09-25 21:10


우리나라 최초로 크리스마스실을 만들어 결핵퇴치에 온 힘을 쏟은 셔우드 홀(1893∼1991) 선교사의 손때 묻은 유품이 한국으로 돌아온다.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이재철 목사)는 26일 오전 11시 서울 합정동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선교기념관 2층에서 이곳에 안장된 선교사 후손들을 초청해 추모예배와 유품기증식을 한다.

행사에는 셔우드 홀의 외손자 클리포드 킹씨가 참석해 할아버지가 들고 다녔던 왕진 가방과 청진기, 혈압측정기, 황해도 해주의 교역자들이 보낸 감사편지 등을 양화진기록관에 기증한다.

양화진에는 셔우드 홀 부부와 의료선교사였던 그의 부모 윌리엄 제임스 홀(1860∼1894)과 로제타 홀(1865∼1951) 등 홀 가문 사람 6명이 묻혀 있다.

한국에서 태어난 셔우드 홀은 미국에서 의대를 졸업, 폐결핵 전문의가 돼 1926년 부인 마리안 홀과 함께 미국 감리회 의료선교사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해주에 결핵요양소인 구세요양원을 세우는 한편 크리스마스실을 제작·판매해 결핵퇴치 운동의 전기를 마련했다.

부모인 윌리엄 홀 부부는 1890∼1891년 한국에 들어와 의료선교에 헌신했다. 윌리엄 홀이 1894년 평양에서 청·일전쟁 부상자를 치료하던 중 전염병에 걸려 사망하자 아내인 로제타 홀은 미국으로 일시 귀국했다 1897년 다시 한국을 찾았다. 로제타 홀은 평양에 기홀병원과 광혜여원을 세워 여성과 어린이들을 돌봤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점자법을 개발해 시각장애인 교육에 나섰다. 1917년부터는 동대문병원에서 일하면서 고려대 의대 전신인 여자의학원(경성의학교)을 설립했다.

이날 기증식에는 1900년부터 원주와 안동, 대구 등지에서 복음을 전한 개척 선교사 H G 웰본(1866∼1928)의 손녀 프리실라 웰본씨도 참석해 할아버지의 유품을 전달한다. 기증품은 성경과 선교수첩, 여권, 도장, 나막신, 편지, 결혼증서, 결혼사진 등이다.

이날 오후 8시에는 교회 선교기념관 앞 야외무대에서 선교사 후손 초청 제12회 야외음악회가 열린다.

뮌헨 국립음대 이미경 교수와 오보에 연주가 니콜라스 다니엘, 탤런트 정준이 내레이터로 출연해 바흐와 헨델, 모차르트, 그리그, 나단 밀슈타인, 조지 고쉬인 등의 클래식 음악과 엔리코 모리코네의 영화 ‘미션’의 주제음악을 들려준다(070-4422-7444·100church.org).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