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북 억지력 강화가 새 군 수뇌부가 할 일
입력 2013-09-25 17:38
육군이 아닌 해군 출신이 창군 이래 처음으로 합동참모본부 의장에 발탁된 것은 합동성 강화와 군심 결집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잊혀질만하면 도발을 일삼는 북한의 서해안 기습 공격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25일 단행된 군 최고 수뇌부 개편이 우리 안보 역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긍정적인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지금 한반도 안보 환경은 어느 때보다 위기란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되고 있긴 하지만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뚜렷한 이유 없이 중단하는 북한의 행태를 볼 때 그들에게 평화통일의 의지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경제적 이득만 취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우리 내부를 혼란에 빠뜨리는 전략과 전술을 서슴지 않고 있다.
남북관계에 찬물을 끼얹을까봐 드러내놓고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북핵 개발이 기정사실화된 마당에 우리는 북에 한 치의 빈틈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래 우리 군의 간성이 될 육사에서는 차마 입에 담기조차 거북한 일이 발생하는가 하면 귀순한 북한군이 우리 초소를 넘어 숙영지 앞에 접근하는 동안 어느 누구도 저지하지 못한 경계의 허점을 보이고 있다.
신세대 사병의 문화 탓으로 돌린다면 군의 수뇌부가 너무 안이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임이 분명하다. 툭하면 발생하는 사병과 장교의 탈영, 자살 등 크고 작은 군기위반 사건은 군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사기를 꺾는 일이 된다. 새 군 수뇌부가 무엇보다 군 기강을 확실히 세워 정병을 육성하는 데 힘써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일본의 재무장과 중국의 약진으로 요약되는 인근 국가의 안보환경 변화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영토분쟁이 일상화된 동북아의 현실을 직시하고 한시라도 긴장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될 일이다. 아울러 해군 출신 합참의장 발탁이 그동안 우리 군의 고질로 지적돼온 육·해·공군의 갈등 해소에도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 북을 한번에 제압할 무력 확보와 함께 군의 정신력을 극대화해 대북 억지력을 한 차원 높이는 데 모든 정성을 다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