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네마천국’ 마지막 키스신 기억하세요?
입력 2013-09-25 17:35
영화가 세상의 전부인 소년 토토, 낡고 작은 극장의 영사기사 알프레도. 두 사람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그린 이탈리아 영화 ‘시네마천국’(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이 1988년 개봉한 후 25년 만에 재개봉한다.
많은 이들이 기억할 것이다. 알프레도가 어린 토토를 자전거에 태우고 시골길을 달리던 장면을, 낡은 영사실에 몰래 들어와 필름을 만지던 토토를, 그리고 마지막에 삭제됐던 키스신들이 줄지어 나오는 명장면을. 로맨틱하고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 ‘시네마천국’이 26일 다시 관객을 찾는다. 화질을 개선한 HD 리마스터링 버전이다.
1989년 제42회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시네마천국’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와 시상식을 20번이나 휩쓴 기록도 갖고 있다. 당시 영화를 봤던 관객이라면 추억을 되새기고, 아직 안 본 관객이라면 감동적인 작품에 빠져보자.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도 놓칠 수 없다.
열네 살의 풋풋한 소피 마르소를 만날 수 있는 프랑스 영화 ‘라붐’(감독 클로드 피노토)도 다음 달 24일 관객과 만난다. 이 영화는 소년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원조 첫사랑이자 ‘책받침의 여왕’ 소피 마르소의 1980년 데뷔작. 시끌벅적한 댄스 파티장에서 소피 마르소의 귀에 소년이 헤드폰을 씌워주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패러디되는 명장면. 그 순간 흘러나오는 음악 ‘리얼리티’도 큰 인기를 끌었다.
‘라붐’은 재개봉이 아닌 첫 개봉이다. 이 영화의 수입사 미디어캐슬 측은 “1984년 서울과 부산에서 7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 시사회만 열었을 뿐 정식 개봉은 안됐었다. 국내 개봉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배급사 측은 책받침 증정, 헤드폰 경품 행사 등 추억의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1990년대 홍콩 시네마를 대표했던 왕자웨이 감독의 명작도 잇달아 개봉한다. 량차오웨이와 장만위의 열연으로 빛났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화양연화’(2000), 무협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은 ‘동사서독 리덕스’(2008), 도시인의 상실감을 그린 ‘중경삼림’(1994)이 12월에 관객을 찾아온다.
특히 ‘동사서독 리덕스’는 1994년작 ‘동사서독’을 왕 감독이 재편집한 버전으로, 2008년 칸영화제에서 특별상영됐다. 국내 개봉은 처음이다. 쥘리에트 비노슈를 세계적인 스타로 끌어올린 레오 카락스 감독의 프랑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1991)도 11월 개봉한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