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뛴다] 투자+일자리+협력사 지원 ‘3박자 경영’
입력 2013-09-25 17:25
우리 경제는 긴 경기침체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본격적인 흐름을 타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정부는 움츠러든 경제에 활기가 돌려면 기업의 투자, 일자리 창출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정부의 ‘러브 콜’에 화답하듯 기업들은 올해 투자를 대폭 늘리고, 일자리 창출이나 중소 협력업체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600대 기업이 올해 계획 중인 국내 투자규모는 지난해보다 13.9% 늘어난 1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5월 매출 상위 600대 기업(금융업종 제외)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올해 총 투자 규모는 129조7002억원으로 조사됐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실제 투자액(113조9183억원)보다 16조원 가량 많은 금액이다.
기업들은 시설투자에 106조6002억원, 연구개발(R&D) 투자에 23조1000억원을 쓸 예정이라고 답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시설투자는 16.3%, R&D투자는 3.6% 각각 늘었다. 600대 기업 중 올해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158곳)이 축소하겠다는 기업(115곳)보다 약 1.4배 많았다.
투자를 확대하려는 이유로는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선행투자(27.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어려울 때일수록 아낌없이 투자해 미리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어 신제품 생산 및 기술개발 강화(19.7%), 신성장산업 등 신규사업 진출(19.2%) 등이었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 분야 기업이 투자를 많이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업체들의 올해 투자계획은 지난해보다 172% 늘어날 전망이다. 조선·운송 업종도 전년 대비 43.9% 투자액을 확대해 잡았다. 섬유·의복·신발 업종도 작년보다 37.3% 투자를 확대한다. 자동차·부품과 전자부품·장비 업종은 1년 전보다 각각 7.9%와 2.6% 투자를 늘린다.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600대 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을 제외하고는 지난 10년간 투자를 매년 늘려왔다”며 “정부가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대기업의 투자가 당초 계획보다 늘어나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기업은 중소 협력사와 동반성장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30대 그룹은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거나 함께 해외에 진출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가 조사한 ‘30대 그룹의 2013년 상반기 협력사 지원 실적 및 하반기 지원계획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30대 그룹의 협력사에 대한 지원 실적은 797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210억원)보다 10.5% 증가했다. 하반기 지원 예정인 8506억원을 합치면 30대 그룹의 올해 협력사 지원규모는 1조6476억원에 이른다.
지원분야별로는 연구개발(R&D) 지원과 해외판로개척 지원이 올 상반기 각각 1753억원, 186억원을 기록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