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무사’ ‘계백의 군사’ 한판승부… ‘역사속으로’ 가을축제

입력 2013-09-25 17:35


가을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결실의 계절을 맞아 이달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전국 곳곳에서 흥겨운 가을축제가 줄을 잇는다. 수원화성문화제를 비롯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 가족과 함께 즐기는 흥겨운 축제 3가지를 소개한다.

◇수원화성문화제=올해로 50회를 맞는 수원화성문화제가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경기도 수원의 화성행궁 광장을 비롯한 수원화성 일원에서 개최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에서 열리는 수원화성문화제는 정조대왕 능행차, 혜경궁 홍씨 진찬연, 정조대왕 친림 과거시험, 무예 24기, 총체공연 등으로 꾸며져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여행을 떠난 듯 생생한 장면이 연출된다.

수원화성문화제를 대표하는 행사는 28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정조대왕 능행차 퍼레이드. 정조대왕 능행차는 조선시대 최대의 군사퍼레이드로 1800여명의 군사와 신하, 100여필의 말이 동원된다. 능행차 후미에는 대학생 동아리, 시민, 단체, 기업, 해외관광체험단 등 50개팀 2000여명이 참여하는 대형 거리 퍼레이드도 곁들여진다.

지난해 연무대와 창룡문 일원에서 개최돼 큰 호응을 얻었던 총체공연은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선을 보인다. 정조대왕의 을묘원행 야간군사훈련을 토대로 박진감 있게 펼쳐지는 총체공연은 성벽을 무대로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28일과 29일 오후 8시부터 1시간 동안 영상쇼, 마상쇼, 3D프로젝션 맵핑, 레이저쇼 등 스펙터클한 장면을 연출한다.

화성행궁 신풍루에서 열리는 무예 24기는 정조대왕 시절 수원화성에 주둔했던 장용영 군사들이 익혔던 군사무예. 조선시대 전통 무예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우수한 무예를 집대성해 ‘동양무예의 보물창고’로 불린다. 보병무예 18기와 마상무예 6기로 구성된 무예 24기는 활, 창, 칼, 권법 등이 총동원돼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이밖에도 짚신 신고 화성걷기를 비롯해 거중기 등을 활용한 수원화성축성체험, 수원천 등불축제, 궁중문화체험, 호수음악회, 불꽃축제, 음식문화축제, 수원화성 깃발전, 규방공예전시 등이 펼쳐진다(수원문화재단 031-290-3562).

◇백제문화제=‘1400년 전 대백제의 부활’을 주제로 제59회 백제문화제가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코스모스가 만발하고 알밤이 익어가는 충남 부여와 공주 일원에서 열린다.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 발굴 20주년을 맞아 열리는 올 백제문화제의 부제는 ‘금동대향로의 세계’. 백마강에 설치한 수상무대의 향로를 중심으로 20여 종의 유등을 설치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계백장군의 설화가 전해오는 부여 천등산에서의 백제혼불 채화를 시작으로 9일 동안 열리는 백제문화제의 프로그램은 모두 93개. 28일 공주 금강신관공원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백제금동대향로의 비밀’을 주제로, 10월 8일 부여 구드래둔치에서 열리는 폐막식은 ‘백제금동대향로와 영원불멸 대백제’를 주제로 각각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쇼와 함께 진행된다.

백제문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은 ‘퍼레이드 교류왕국 대백제’로 중국 일본 인도 필리핀 캄보디아 등 백제 교류국 사신단의 전통공연이 야간 퍼레이드 형식으로 진행된다. 10월 1∼2일은 공주(신월초등학교∼공주대 후문)에서, 4∼5일은 부여(군민체육관∼성왕로터리∼군민체육관)에서 각각 오후 7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밖에도 웅진성 퍼레이드, 백제등불향연, 백제기마문화체험, 금강 부교 건너기 체험, 황포돛배 체험, 충남교향악단 공연 등이 공주에서 개최된다. 부여에서는 백제역사문화행렬, 계백장군 출정식, 백마강 옛다리 건너기, 국악 뮤지컬 ‘서동의 노래’ 등이 진행된다. 공주알밤축제, 공주항공축제, 부여 굿뜨래 알밤축제 등 부대행사도 풍성하다(www.baekje.org).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꿈꾸는 세상, 영웅의 탄생’을 주제로 27일부터 10월 6일까지 경북 안동의 탈춤공원과 하회마을 일원에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열린다. 이번에 참가하는 공연단은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비롯해 이스라엘, 러시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멕시코,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중국, 일본 등 15개국 공연단.

이번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는 거리무대에서 축제기간 내내 선보이는 ‘관객과 함께하는 작은 축제’. 공연자와 관객이 함께 어울리는 무대로 공연자가 너스레와 덕담을 통해 관객과 함께 판을 만들어간다. 공연자는 정해진 각본 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던지고 관객은 서슴없이 그 판에 뛰어들어 대사를 엮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밖에도 대동난장 퍼레이드를 비롯해 국내외 탈춤공연과 세계탈놀이경연대회, 세계 창작탈 공모전, 탈춤 따라 배우기, 세계 탈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염색, 수예, 한지인형 등 체험프로그램과 분재, 수석, 공예 등 전시프로그램도 인기.

하회마을에서 열리는 하회선유줄불놀이는 오직 축제 때만 볼 수 있는 전통 불꽃놀이 행사로 28일과 10월 5일에 열린다. 화회마을의 부용대에서 낙동강 건너 만송정까지 400m 길이의 동아줄 5∼7가닥을 매어 놓고 숯봉지를 줄에 30㎝ 간격으로 매달아 불을 붙인다.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알려진 안동 곳곳에서는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는 하회마을뿐 아니라 안동군자마을, 안동포마을, 지례예술촌, 농암종택 등 종택과 고택을 만나볼 수 있다. 병산서원과 도산서원, 새벽 이른 시간 물안개가 장관인 월영교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헛제삿밥과 안동찜닭, 안동간고등어, 안동식혜, 버버리찰떡 등은 안동을 대표하는 별미(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054-841-6397∼8).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