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무력감 느껴 사퇴할 생각 했다”
입력 2013-09-24 22:35
기초연금 공약 파기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던 진영(사진) 보건복지부 장관이 “무력감을 느꼈다. 보름 전에 그런 생각(사의 표명)을 하고 주변에 말한 건 맞다”고 밝혔다. 추석연휴 중 불거진 사의논란에 대해 당사자가 처음 입을 연 것이다.
의료수출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진 장관은 24일 오전(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기자들을 만나 “복지부 장관으로서 열심히 해보려고 했는데 내가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란 생각에 무력감을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무력감이 무슨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해 보고 싶은 게 많은데 예산은 기재부(기획재정부)가 꽉 쥐고 있고, 인원은 안행부(안전행정부)가 꽉 쥐고 있고 복지부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며 부처간 의견조율 과정의 애로를 토로했다.
그는 다만 사의 결심의 배경에 대해 “공약 이행(을 못한 것에) 책임을 느껴서 그렇다느니 이런 건 너무 와전된 거다”며 복지공약 후퇴논란과는 선을 그었다. 당초 진 장관은 26일 발표될 기초연금 정부안이 대선공약과 동떨어진 내용으로 결정됨에 따라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지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연금 100% 지급이라는 대표적 대선공약의 파기를 공식화한 복지 수장의 사의는 복지공약 전반의 후퇴 증거로 받아들여지면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쪽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진 장관은 자신의 거취에 대한 최종입장에 대해서는 “(한국에) 돌아가면 잘 설명하겠다”고만 덧붙였다.
이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