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단원 오디션 없다… 협력 통해 최상의 음악 만들 것”

입력 2013-09-24 19:58 수정 2013-09-24 22:56


요엘 레비 KBS교향악단 신임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리더십은 지식에서 나온다. 나에게 그들의 실력을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단원들이 자연스레 두려워하게 된다. 단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그들에게서 최고의 기량을 뽑아내는 것이 내 역할이다.”

KBS교향악단 새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선임된 이스라엘 지휘자 요엘 레비(63·사진)는 24일 서울 을지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KBS교향악단의 재단법인 독립 이후 1년 만에 새 수장으로 오게 됐다. 그동안 악단이 단원과 전 상임지휘자 간 극심한 갈등을 겪으며 침체기에 빠져 있었기에 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들었다. 과거는 바꿀 수 없다. 우리는 미래를 바꿀 수 있을 뿐이다. 미래를 바꾸기 위해 내가 왔다. 문제가 있으면 협력해 헤쳐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레비는 “KBS교향악단과의 인연은 16년 전 시작됐다. 이후 3년 연속 정기연주회를 했는데 늘 좋은 결과가 있었다. 지난 5월 공연에도 단원과의 호흡이 좋았다. KBS교향악단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성장할 잠재력이 엄청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간 문제가 됐던 기존 단원 오디션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새 멤버는 오디션을 통해 뽑겠지만 기존 단원에 대한 오디션은 없다는 것. 그는 “모든 리허설과 콘서트가 오디션이다. 라이브 공연에서 실력은 절대 숨길 수 없다. 단원과 갈등을 일으키기보다는 협력을 통해 최상의 음악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레비는 1978년 프랑스 브장송 국제 젊은 지휘자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음악계에 데뷔했다. 88년부터 미국 애틀랜타 심포니에서 12년 동안 음악감독으로 활동했다. 이후 유럽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 브뤼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일 드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를 지냈다. 현재 이스라엘 필하모닉의 수석 객원 지휘자를 맡고 있다. 정식 임기는 내년 1월부터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