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 부진으로 강원도 송이는 金송이 ‘1㎏ 80만원’
입력 2013-09-24 19:18
송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금(金)송이’로 불리고 있다. 올 여름 긴 폭염에 가뭄까지 더해 강수량 부족으로 생산량이 급감한 상태다.
40년째 송이를 채취·판매해 온 임진우(60·강원도 양양군)씨는 24일 긴 한숨을 내쉬었다. 추석 전까지만 해도 송이 주문 전화가 하루 100통 이상 걸려오다가 요즘은 뚝 끊겼기 때문이다. 임씨는 “추석 전에는 송이가 생산되지 않아 전혀 팔 수 없었다”며 “지금은 송이 가격이 비싸 문의전화가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도와 양양송이영농조합법인에 따르면 양양송이 공판가격은 23일 기준 ㎏당 1등급 45만8000원, 2등급 35만1900원, 3등급 31만1900원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10만원 정도 높다. 그러나 1등급 송이의 경우 유통과정을 거치면 소매가격이 ㎏당 70만∼80만원으로 오른다. ㎏당 송이가 13∼15개인 것을 감안하면 개당 5만원이 넘는 셈이다.
도내 송이공판은 지난 20일 양양에 이어 21일 인제·양구에서 시작됐다. 올해 공판은 지난해보다 7일 가량 늦어졌고, 강릉·삼척 등 나머지 4개 지역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23일 현재 도내 송이 생산량은 800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t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경북지역 송이 작황 역시 사상 최악이다. 지난해 113t을 생산해 ‘전국 최고 송이 생산지’라는 입지를 굳혔던 영덕군산림조합은 현재까지 공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울진·안동·포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청도·문경·예천·영천 등 4개 산림조합에서는 이날 첫 공판이 이뤄졌지만 공판물량은 225㎏에 그쳤다. 영덕군산림조합 관계자는 “작황부진으로 농가 피해는 물론 조합의 위판 수수료 수익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지역 송이 채취 농가도 울상이다. 송이뿐 아니라 능이·싸리버섯 등도 자취를 감췄다. 특히 농협청주농산물물류센터에서는 지난 17일 1등급 송이 가격이 130만원까지 치솟은 뒤 이날 현재 50만원으로 떨어졌다. 현대백화점 청주점에서는 산지에 따라 ㎏당 90만∼130만원에 판매되고 있고, 이마저도 사전예약을 통해야만 구입할 수 있는 형편이다.
양양=서승진 기자, 전국종합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