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 사업 원점 재추진] 보잉 “실망과 유감… 재도전 검토”
입력 2013-09-24 18:44 수정 2013-09-24 22:42
차기 전투기(F-X) 단독 후보로 상정됐다가 원점 재추진 결정으로 고배를 마신 미국 보잉사(F-15SE)는 24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의 결정에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잉은 그동안 방사청에서 정한 모든 절차를 엄격하게 준수해 왔다”며 “현재 선택 가능한 사항을 검토 중이며 방사청으로부터 이번 결정에 대한 보다 명확한 설명을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잉사는 방사청의 설명을 듣고 내부 검토 후 F-X 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소송 등 법적대응은 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보잉사는 F-X 사업에 다시 참여할 경우 F-15SE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우수성을 증명하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기사회생한 미 록히드마틴사(F-35A)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유로파이터)은 반색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성능 면에서 다른 기종에 앞선다고 자부하는 록히드마틴사는 한국 정부가 사업비를 늘려줄 것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는 3개 후보 기종 중 유일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A를 내세웠다”면서 “방사청이 입찰공고를 하면 다시 참여할 것이다. F-X 사업을 왜 시작했는지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실전 경험이 있는 유로파이터를 내세운 EADS도 계속 F-X 사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ADS 관계자는 “한국형 전투기 사업에 2조원의 현금을 투자하기로 약속한 만큼 유로파이터를 선택하면 전력 공백 해소와 우주항공산업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면서 “우리는 사업에 계속 참여할 것이고 한국 정부가 제시한 예산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