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동양그룹] CP·회사채 투자자들 “내 돈 어떡해…”

입력 2013-09-24 18:35 수정 2013-09-24 22:06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점점 커지면서 투자자들도 좌불안석이다.

동양그룹의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일부 손실을 각오해야 할 상황이다. 계열사인 동양증권에서는 이틀간 2조원 가까운 돈이 인출됐고 동양생명 등에서도 상품 해약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시멘트 등이 발행한 1조원대 CP 중에서 동양증권 판매 기준으로 약 4563억원어치가 개인투자자 1만5900명에게 판매됐다. 회사채의 경우 동양증권을 통해 개인투자자 3만1000명에게 약 1조원어치가 판매됐다.

현 시점에서 개인이 보유한 동양그룹 회사채나 CP를 손실 없이 환매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부도 위험이 부각된 상황에서 동양그룹 회사채를 인수하겠다는 매수자를 찾기 어렵고, 설사 환매를 하더라도 회사채 가격이 하락한 만큼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동양그룹이 부도 처리되는 최악의 경우에는 낮은 채권 회수율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지게 된다.

모그룹이 휘청이자 계열사인 동양증권 등에서 상품 해지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인 23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동양증권 계좌에서 인출된 금액과 펀드환매액이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양증권 전국 영업점과 고객센터에는 이날 펀드 해지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하루 종일 빗발쳤다.

보험사인 동양생명 역시 해약 문의가 잇따르자 “지분 구조상 동양그룹과 완전히 분리됐다”며 진화에 나섰다. 동양생명은 보도자료에서 “동양생명 대주주는 보고펀드(57.6%)이고 동양그룹이 갖고 있는 지분은 3%에 불과하다”며 “동양그룹과의 계열사 거래 규모 역시 낮아 동양그룹의 위기로 인한 리스크 요인도 사실상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감독 당국인 금융감독원은 “고객이 동양증권을 통해 투자한 금융투자 상품과 고객예탁금은 별도 기관에 예탁돼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보호돼 있다”고 강조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