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빚 때문에 어머니·형 패륜 살인… ‘인천 母子 실종’ 용의자 차남 범행 일체 자백
입력 2013-09-24 18:14 수정 2013-09-24 22:11
인천 모자(母子) 살해사건은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존속살인 사건으로 드러났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24일 이 사건의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어머니와 형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존속살해·살인·사체유기)로 구속된 둘째 아들 정모(29·퀵서비스 배달원)가 범행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그동안 범행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며 입을 다물고 있었으나 이날 오전 “죽은 형의 영혼을 위하고 싶다”며 범행을 털어놓기 시작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정씨는 형(32)의 시신을 유기한 경북 울진 금강송 군락지 인근에 동행해 경찰의 시신 발굴에 협조했다. 오전 7시50분쯤 발견된 정씨의 형 시신은 3등분으로 절단돼 비닐에 싸여 있었다. 앞서 정씨의 어머니 김씨(58) 시신은 23일 강원도 정선군 야산에서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이는 정씨의 부인(29) 진술로 확인이 가능했다.
정씨는 어머니와 형이 실종된 지난달 13일 이들을 용현동 어머니 집에서 차례로 살해한 뒤 이틀간 시신들을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어머니 김씨를 찾아가 도박자금으로 쓸 돈을 요구하다가 거절당하자 살인을 저질렀다. 정씨는 어머니와 형이 숨질 경우 어머니 소유 시가 6억∼7억원의 빌라 8채가 자신에게 자동 상속될 것으로 판단해 범행했다는 것이다.
정씨는 도박으로 어머니가 마련해준 집을 날리고 8000만원의 빚을 져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TV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내용들을 범행 때 참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정씨와 그의 부인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해 공범여부 등 정확한 범행 사실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