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乳 이어 유제품값 오르니 아이스크림·빵·과자도 들썩
입력 2013-09-24 18:09
24일 서울 왕십리동 이마트를 찾은 주부 김민주(33)씨는 카트 속 물건들을 보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카트 안에는 식재료와 함께 두 딸이 좋아하는 과자와 우유, 치즈, 요구르트가 담겨 있었다. 김씨는 “우윳값이 오른 것도 부담스러운데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까지 가격이 오를 것이란 말이 돌아 겁부터 난다”면서 “요즘 같은 불황에 100원도 아쉬운데 여기 담긴 제품 100원씩만 올려도 1000원은 훌쩍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우윳값이 오르면서 우유를 원재료로 하는 유제품은 물론 아이스크림과 커피 음료, 빵, 과자 등의 가격까지 줄줄이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우유에 이어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우윳값을 인상하면서 빙그레와 동원F&B는 유제품 가격을 올렸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유제품에 이어 과자와 커피 음료, 빵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본다.
하지만 제과업계와 빵·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는 ‘당분간’이라는 전제하에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원재료 가격뿐만 아니라 인건비·임대료 등 제품 가격을 정하는 요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단순히 우윳값 때문에 가격을 올리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가격 인상에 대해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과거 우윳값이 오른 뒤 제과·제빵 업체들이 시간차를 두고 가격을 올린 전례가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 특히 2011년 10월 우윳값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에도 인상분을 적용하지 못할 경우 버티기 힘들다는 게 제빵·제과 업체 분위기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보통 우유업체들은 소비자 가격을 인상한 뒤 기업에 제공하는 우유가격을 3개월에서 6개월 뒤에 올린다”면서 “지금 당장 인상을 검토하기는 어렵겠지만 나중에 인상을 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제빵업체 관계자는 “빵의 원재료 가격에서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라며 “2년 전 우윳값이 올랐을 때 이를 반영하지 못한 상황이라 이번에 가격을 묶어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