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 펜스 “널 밝고 더높이 날으련다”… 류현진 SF상대 14승 재도전

입력 2013-09-24 18:03


두 자릿수 승리와 2점대 방어율.

류현진(LA 다저스)은 메이저리그(ML)에 진출하면서 첫 시즌 목표를 이렇게 밝혔다. 그리고 시즌 마무리를 앞두고 류현진은 그의 활약을 잠시라도 의심했던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13승(7패)을 올렸다. 게다가 181이닝을 던지며 팀 내에서 클레이튼 커쇼(230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던지며 인센티브도 받을 예정이다.

류현진의 남은 목표는 이제 에이스급 투수의 지표인 2점대 평균자책점이다. 23일 현재 ML 전체를 통틀어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는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 커쇼(1.88)를 비롯해 15명밖에 되지 않는다. 첫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 124승을 따낸 박찬호도 18승을 거둔 2000년 기록한 3.27이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이었다. 현재 류현진은 3.03으로 2점대에 근접해 있다.

류현진은 25일 오전 11시15분(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마지막 목표 달성에 도전한다. 현재 투수 로테이션대로라면 30일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다저스의 시즌 마지막 경기 콜로라도전에 등판할 수도 있지만 아직 미정인 상태다. 돈 매팅리 감독은 4선발 체제로 치를 예정인 디비전시리즈의 상대에 따라 마지막 경기의 투수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등판 가능성이 높은 샌프란시코에서 류현진이 2점대 평균자책점에 진입하려면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호투를 펼쳐야 한다. 1자책점일 경우 5⅓이닝 이상, 2자책점일 경우 8⅓이닝 이상을 소화해야 한다. 다만 지난 23일 매팅리 감독이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잭 그레인키를 5이닝만 던지게 한 것을 고려할 때 류현진은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이렇게 되면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2.95로 내릴 수 있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류현진의 상대가 하필 샌프란시스코라는 점이다. 류현진은 올해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 4번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2.81, 30피안타를 기록했다.

게다가 샌프란시스코에는 류현진의 천적들이 많다. 애리조나의 폴 골드슈미트와 함께 양대 천적으로 꼽히는 헌터 펜스는 류현진을 상대로 무려 0.545(11타수 6안타 5타점)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또 마르코 스쿠타로 0.417(12타수 5안타), 파블로 산도발 0.364(11타수 4안타), 앙헬 파간 0.667(3타수 2안타), 버스터 포지 0.300(10타수 3안타) 등도 주의해야 한다. 류현진이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치려면 무엇보다 이들 천적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