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저금리 기조 유지”
입력 2013-09-24 17:56
미국 경기 회복세가 확실해질 때까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밴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장이 약속했다. 연방준비은행장들도 금리 인상 등 양적완화 축소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잇달아 밝혔다.
통화정책 수장인 버냉키 의장은 최근 기자들에게 “나는 연준이 (경기 회복을) 명확하게 유도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4일(현지시간) 전했다. 경제 성장에 탄력이 붙지 않는 한 양적완화 축소 정책을 펴지 않겠다는 뜻이다.
연준은 앞서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지거나 물가상승률이 2.5%를 넘어서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금리 인상은 시중 자금을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 흡수시키고 기업의 경영자금 조달 비용을 높여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버냉키 발언은 이런 연준의 방침을 투자자 등 시장에 재확인시켜 양적완화 축소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연준은 지난 17∼18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키로 했다. 올해 남은 FOMC 회의는 다음 달과 12월로 두 차례다.
현재로서는 다음 달 FOMC에서 출구전략이 채택될 가능성도 낮다. FOMC 구성원인 월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장은 전날 포드햄 대학 연설에서 “지난 5월 이후 증세와 재정 감축 등으로 발생한 맞바람이 경기 회생을 더디게 했다”며 “아직 강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미국 경제는 여전히 초(超)완화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장은 월스트리트저널 회견에서 다음 달 FOMC 전까지 미국 경기가 급격히 개선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고용률 등 일부 지표가 경기 회복을 보여준다고 확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장은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늦춰 시장 신뢰를 잃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연준이 지난주 FOMC에서 채권 매입 규모를 지금(월 850억 달러)보다 100억 달러 줄여야 했다고 주장했다.
다음 달에도 출구전략이 미뤄지면 양적완화 정책은 늦어도 12월까지 유지될 전망이다. 연준이 연말에 출구전략을 선택하더라도 시장 충격을 고려해 급격한 양적완화 축소는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견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