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를 일으킨 소말리아 테러단체 알샤바브의 수장 아메드 아브디 고다네(36·사진). 그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으로부터 경고를 받을 정도로 충동적이고 과격함을 보여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빈 라덴은 사망하기 한 해 전인 2010년 8월 고다네에게 민간인을 상대로 한 무차별적 테러 행위에 대해 재고할 것을 요구하는 편지 한 통을 보낸다. 알샤바브가 우간다 캄팔라에서 월드컵 결승전 경기를 보고 있던 미국인 등 민간인 74명을 살해한 지 한 달 뒤였다. 당시 미국은 고다네에게 7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추적하기 시작했다. 빈 라덴의 편지는 미국 비밀 해제 문서 17건 중 하나라고 텔레그래프는 23일(현지시간) 전했다.
알샤바브 내부에서조차 고다네의 과격성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2008년 알샤바브의 수장이 된 이후 고다네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전 세계에 더 강력하게 퍼뜨려야 한다는 목표 아래 극단주의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알샤바브의 내분은 지난 6월 고다네가 알샤바브의 창업 공신 2명을 제거하면서 정점으로 치닫는다. 이달 초에도 고다네를 비판하는 영국과 미국계 조직원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가들은 이번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가 고다네의 집권 이후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알샤바브의 세력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977년 소말리아에서 태어난 고다네는 석탄 판매 일을 하다 98년 무렵 사아디아라비아의 종교단체에서 주는 장학금으로 파키스탄에서 경제학 전공으로 유학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테러주도 알샤바브 수장 고다네… 빈 라덴도 과격행동 경고
입력 2013-09-24 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