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쇼핑몰 교전 4일째… “테러범 1∼2명 남았다” 진압작전 막바지 수순
입력 2013-09-24 17:52 수정 2013-09-24 22:18
케냐 정부는 수도 나이로비의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에서 테러범에게 잡혀 있던 인질 대부분이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케냐군은 테러 4일째인 이날까지 총격전을 벌였다.
케냐 보안당국 관계자는 “특수부대원들이 테러범을 소탕하면서 진압작전이 막바지에 이른 듯하다”며 “테러범 한두 명이 쇼핑몰 상층부 카지노 내부나 부근에서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뒤 저항하고 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테러를 저질렀다고 자처한 소말리아 이슬람 반군 알샤바브도 트위터 계정을 통해 “쇼핑몰 내부에서 무자히딘이 인질을 붙잡고 굳건히 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셉 올레 렌쿠 내무부 장관은 케냐군이 10∼15명으로 추정되던 테러범 중 3명을 사살하고 10여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케냐군도 최소 11명이 다쳤다. 보안 당국 관계자들은 남은 테러범이 건물 위층 중 하나인 카지노 안이나 주변에서 케냐군과 대치 중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전문 방송 프랑스24는 이날 아침 건물에서 새로운 총성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현장에서 취재 중인 취재진은 “케냐군이 여전히 쇼핑몰의 모든 출입구 주변에 집결해 있다”며 “건물 내부에서 진행 중인 마지막 진압작전이 극도로 복잡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전날 밤 케냐 내무부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 케냐군이 사건 발생 60여 시간 만에 건물 4개 층을 장악했다고 밝혔었다.
아미나 모하메드 외무부 장관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약 20명의 남녀 무장괴한이 테러에 가담했다”며 “이번 일은 알샤바브 단독 범행이 아니라 알카에다가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테러로 숨진 사람은 최소 62명으로 이 중에는 하버드대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던 말라리아 전문가 엘리프 야부즈 박사와 그의 남자친구인 인도주의적 건축가 로스 랭던이 포함돼 있다고 뉴욕포스트가 전했다. 빌 클린턴 재단에서 일하던 야부즈는 임신 8개월째였다. 가나 출신의 저명 시인이자 전직 외교관인 코피 아우노르(78), 캐나다 외교관으로 케냐에서 2년간 근무했던 애너매리 데슬로저스(29) 등도 희생됐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