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신] 예장합동 백남선 목사, 예상밖 당선엔… ‘개혁’ 열망 총대民心이
입력 2013-09-24 12:47 수정 2013-09-24 13:48
‘총대들의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게 나타났다.’
23일 치러진 예장 합동 목사부총회장 선거에서 1446표 중 828표를 얻어 당선된 백남선(광주 미문교회) 목사의 승리는 총대들의 바닥 민심을 정확히 읽어낸 결과라는 평가가 많다. 백 목사는 당초 열세라는 전망과 달리 경선 상대인 김영우(서천읍교회) 목사를 200표 이상 따돌리며 막판 뒷심을 발휘했다.
두 후보가 지난 6월 입후보할 때까지만 해도 6대4, 7대3 정도로 김 목사가 우세하다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기독신문 주필을 지내고 총신대 재단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치 ‘거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신대와 총회, 기독신문을 모두 독차지 하려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지면서 반발여론이 커졌다. 특히 97회 총회 파행의 당사자인 황규철 총무와 정치적 관계가 있다는 의혹이 일었고 지난 6일 대전에서 열린 후보자 공청회에서 ‘화합’을 강조하면서 민심과 어긋나기 시작했다. 이때 백 목사는 교단의 철저한 ‘개혁’을 외쳤다.
대전의 한 목회자는 “김 목사가 총회 내 주요 권력을 모두 독차지한다는 반대여론이 컸다”면서 “더군다나 개혁을 요구하는 총대들 앞에 엉뚱하게 화합을 얘기했으니 당연히 안 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와 과거 총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관련 인사, 호남 지역 표가 똘똘 뭉쳤다는 평가도 있다. 교갱협과 비대위가 총회개혁을 외치는 상황에서 백 목사의 출신지역인 호남 표까지 뭉치면서 막판에 판세가 기울어졌다는 평가다. 김 목사의 지지기반인 영남과 중부지역 표가 갈라졌다는 평가도 있다.
백 목사의 당선은 복합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총회개혁을 약속한 만큼 97총회 파행의 당사자인 정준모 전 총회장과 황규철 총무 관련 헌의안 처리, 권한을 남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실행위원회 처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
교단의 모 목회자는 “김 목사가 인위적으로 총회 선거를 끌고 가려 했던 게 결정적 패인이다. 밑바닥 정서를 읽지 못하고 총대들의 마음마저 얻지 못했다”면서 “김 목사의 패배는 총회 정치권 변화뿐만 아니라 총신대 정치구도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원=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