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스타 아닌 대중가수 희망 노래할 것”… 4년 만에 정규 18집 앨범 발표한 ‘한국의 디바’ 인순이
입력 2013-09-23 18:27
한국의 디바. 열정과 에너지의 아이콘. 어떤 수식어도 그를 전부 표현하기엔 부족한 것 같은 가수. 바로 인순이(본명 김인순·56)다. 최근 4년 만에 발표한 정규 18집 앨범을 들고 팬들 곁으로 돌아온 그를 22일 서울 청담동에서 만났다.
인순이는 “이번에도 희망을 노래하려 한다”며 “당신이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당신의 날개로 날아보라는 마음을 담아 만든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앨범 발매를 기념해 다음 달 4∼5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콘서트 ‘삼삼오오’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힘이 들어간 음악보단 듣기 편한 곡들을 담으려 했어요. 풍성하고 꽉 찬 느낌을 주고 싶어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이용했고요. 한 곡 한 곡 흐름에 따라 이어 듣다 보면 전 곡을 모두 좋아하게 되실 거예요(웃음).”
그는 이번 앨범의 주제를 ‘우산(Umbrella)’으로 정했다. 평소 우산을 좋아하는 그에게 우산은 ‘보호와 배려심’이다. 동명의 타이틀곡을 부를 땐 “두 사람이 하나의 우산을 쓰고 걸을 때 한 사람의 한 쪽 어깨가 젖게 되는 장면을 상상하며 불렀다”고 표현했다.
총 14곡이 들어있는 이번 앨범 중엔 여성들에게 바치는 곡 ‘아름다운 걸(girl)’도 눈에 띈다. ‘풀어진 머릴 질끈 묶고 창문을 열고 어깨를 활짝 펴고….’ ‘아름다운 한 명의 여자로 꿈꿔왔던 행복… 거울 앞에 환하게 웃어봐.’
당당한 여성이 되자는 그의 속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이 곡은 특별한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상 속에서 그는 예고 없이 지하철을 탄 뒤 승객들과 눈을 맞추며 노래한다. 그가 리메이크해 인기를 끌었던 ‘거위의 꿈’과 17집 타이틀곡인 ‘아버지’는 물론 18집 신곡까지 그의 ‘작은 콘서트’는 20여 분간 계속된다.
“연주자들이 정해진 칸에 타 있었고 반주가 흐르면 제가 딱 타야 하는 ‘타이밍’이 중요한 이벤트였어요. 하기 전엔 긴장도 되고 팬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기도, 궁금하기도 했죠. 노래를 시작하자 물 만난 듯 즐거웠어요. 이왕 나선 것 몇 곡 부르고 말기 아쉬워 공연을 한 번 더 하자고 했어요. 지하철 7호선 노원역 안 무대에선 1시간 동안 주민들과 수다도 떨었고요.”
1978년 그룹 ‘희자매’로 데뷔한 그는 벌써 데뷔 35주년을 맞은 관록의 가수이기도 하다. 그에게 ‘35주년’의 의미를 묻자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35주년이라는 게 실감나지 않아요. 뿌듯하기보단 어깨가 무겁고 중후한 드레스를 입고 나서야 할 것 같아요. 전 오히려 미니스커트를 입고 춤을 추는 쪽이 편한데 말이죠. 그래서 35라는 숫자를 최대한 끌어들이지 않으려고 해요.”
그간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온 비결을 묻자 “가수 조PD, 박진영, 그룹 카니발이나 MBC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처럼 좋은 사람과 상황을 만났기 때문”이라며 “난 노래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노래만 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대중가수는 대중의 마음을 읽고 기쁨은 두 배로, 슬픔은 반으로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에 대한 노래, 희망에 대한 노래를 많이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지하철에서 노래하면서 느낀 게 ‘나는 스타보단 대중가수, 사람에 대해 노래하는 사람이구나’ 였어요. 끝까지 대중가수로 남고 싶어요.”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