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과 경제] 크리스천의 바른 재산 물려주기(2)
입력 2013-09-23 18:13
생전에 모은 재산을 자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성경적입니다. 다만 예수님께서 강조하신 부의 집중 형태의 대물림보다는 가난하고 소외된 불쌍한 이웃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이것은 하늘에 보화를 쌓아 놓게 되는 것입니다.
세상적인 관점에서 재산상속을 볼 때는 어떨까요. 필자는 국세청에 수십년 재직하면서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양도소득세나 상속세·증여세 같은 재산과 관련한 세금 분야에 오래 종사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재산상속과 관련된 업무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상속이나 증여 과세업무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은 한마디로 재산상속이 주는 유익이 거의 없었다는 점입니다. 부모가 남겨둔 상속재산 때문에 집안이 갈라지고 형제들끼리 반목하며 심지어는 원수처럼 지내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사례들을 접하면서 그때마다 비록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가족이 서로 화목하는 것이 제육(諸肉)이 집에 가득하고도 서로 다투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성경 말씀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잠17:1). 그렇다고 필자가 재물을 싫어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불행을 방지하기 위해 재산상속에 대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즉 재산상속 시에는 치밀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오늘날 경제대국이라는 미국의 부자(富者)들 중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자는 10% 안팎에 불과하고 나머지 90%의 부자들은 대부분 ‘자수성가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대다수 자수성가형 부자들은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고 설령 물려주더라도 어릴 때부터 ‘성경에 기초한 올바른 경제공부’를 시킨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경에 기초한 올바른 경제공부란 이론적인 공부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생활현장 체험을 통해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재벌기업들에서도 자식들을 기업의 말단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가게 하는 혹독한 경영자 수업을 쌓게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요즘은 그런 기업들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조용근 장로 <세무법인 ‘석성’ 회장/ykcho@seok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