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불가”-기성용 “글쎄”… 홍명보 감독 EPL 선수 점검후 귀국
입력 2013-09-23 18:09
“장시간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는 뽑지 않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홍명보(44)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원칙은 확고했다. 잉글랜드에서 뛰는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23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홍 감독은 “대표팀은 긴 시간 훈련할 수 없다”며 소속 팀에서 꾸준하게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는 뽑지 않겠다고 했다. 아스날에서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는 박주영(28)을 두고 한 말이다.
홍 감독은 2013 동아시안컵 3경기와 페루, 아이티, 크로아티아와의 3차례 평가전을 치르며 원톱 부재로 고민이 깊다. 4골을 뽑아낸 아이티전을 제외하면 최전방 원톱이 만든 골이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홍명보호’의 원톱 역할을 잘 해낸 박주영을 대표팀에 불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원칙이 상황에 따라 바뀌라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박주영이) 대표팀 복귀를 강하게 열망하는 것을 확인했고, 경험이 충분한 선수여서 극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홍 감독은 ‘SNS 파문’을 일으킨 기성용(24·선덜랜드)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스완지시티에서 벤치로 밀린 기성용은 이적시장 마감 직전 선덜랜드로 임대 이적한 뒤 2경기 연속 선발 출장하며 자리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자신을 데려온 파올로 디 카니오 감독이 전격 경질되면서 입지가 불안해진 상황이다.
홍 감독은 “기성용이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컨디션이 계속 올라오는 상태”라며 “좀 더 지켜보겠고 브라질과의 평가전 명단에 올릴지 여부도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의 박지성(32)에 대해서는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박지성에 대한 생각도 없다”고 말해 복귀 가능성을 일축했다.
대표팀은 내달 브라질(12일), 말리(15일)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홍 감독은 “부임하고 2개월간 경기다운 경기를 한 것은 크로아티아전 한 차례에 불과하다. 이번 브라질과의 평가전은 우리가 얼마나 본선 경쟁력을 갖췄는지, 뭘 더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