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金2… 한국레슬링 르네상스 열다
입력 2013-09-23 18:09
올해 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레슬링을 하계올림픽 핵심종목에서 탈락시켰다. 한국 레슬링 대표선수들은 동요했다. 코칭스태프는 “레슬링이 올림픽에서 퇴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동시에 룰이 바뀔 것에 대비해 체력훈련의 강도를 끌어올리며 미래를 대비했다.
국제레슬링연맹(FILA)은 다시 3분 2회전의 총점제를 도입하고 패시브 제도를 수정하는 등 룰을 개정했다. 결국 레슬링은 이달 초 열린 IOC총회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다시 채택됐다. 희망을 되찾은 한국 레슬링은 불끈 기운을 내 2013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4년간이나 막혀 있던 금맥을 뚫었다.
안한봉(그레코로만형)·박장순(자유형)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막을 내린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동메달 각각 1개씩을 따냈다. 그레코로만형 74㎏의 김현우(삼성생명)와 66㎏급의 류한수(상무)는 나란히 정상에 올랐다. 터키 앙카라와 그리스 아테네에서 나뉘어 열린 1999년 대회에서 김인섭(그레코로만형 58㎏급), 손상필(그레코로만형 69㎏급), 김우용(자유형 54㎏급)이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14년 만에 세계선수권 한국인 금메달리스트가 나온 것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66㎏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현우는 올해 한 체급을 올리는 모험을 감행해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류한수는 단숨에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한동안 침체에 빠져 있던 한국 레슬링은 김현우의 런던올림픽 금메달로 8년 만에 자존심을 세운 데 이어 올해 세계선수권에서도 선전해 르네상스를 맞았다. 한국 레슬링이 강한 체력과 공격적인 경기 운영의 중요성을 미리 알고 적극 대처한 덕분이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