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간 계열분리 본격화 되나… 이서현 에버랜드 이동 땐 호텔-패션 분리 본격화될 듯
입력 2013-09-23 18:07 수정 2013-09-23 22:49
제일모직의 패션사업 양도가 삼성그룹의 후계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이 부사장이 패션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삼성에버랜드로 이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양도로 이 회장의 3남매 역할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를 중심으로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경영전략담당) 사장이 호텔과 서비스 분야를, 이 부사장이 패션과 광고 분야를 각각 맡고 있다.
삼성그룹 지주회사 격인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을 이 부회장이 25.1%, 이 사장과 이 부사장이 각각 8.37%씩 보유하고 있다.
미국 파슨스디자인학교를 졸업한 이 부사장은 2002년 제일모직에 입사해 패션 부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 인수가 12월 1일 완료되는 것도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삼성 사장단 인사가 통상 12월 초에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매각작업이 완료된 뒤 이 부사장이 삼성에버랜드의 패션 부문 사장으로 이동해 승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경우 이 사장은 호텔, 이 부사장은 패션을 각각 전면에 내세운 자매 간 역할분담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순수한 의미의 사업 조정이라는 해석도 만만치 않다. 후계구도를 언급하는 것은 너무 앞서나간 얘기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삼성에버랜드 하면 테마파크가 연상되지만, 그룹 내에서 삼성에버랜드의 위치는 엄청나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이런 회사의 지배구조 문제를 섣불리 건드리겠느냐는 게 반론의 핵심이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