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수정론 급부상] 민주 ‘공약 먹튀’ 비판하지만… 文·安도 “기초연금 2배” 선심

입력 2013-09-24 14:42

민주당 지도부가 23일 박근혜정부의 기초연금 공약 후퇴 방침에 대해 “공약 먹튀(먹고 도망가는 것)”라고 비난하고 나섰지만 지난 대선 때 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도 비슷한 공약을 내놓는 등 노인 표(票) 때문에 여야 할 것 없이 선심성 공약을 쏟아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 대통령은 대선 때 기초노령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해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현재의 2배(20만원)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원이 없어 소득수준 하위 70∼80%까지만 지급하는 쪽으로 공약을 재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대선 때 문 후보도 기초노령연금을 오는 2017년까지 현재의 2배, 액수도 박 후보와 같은 규모로 늘리겠다고 했었다. 문 후보는 특히 12월 10일 2차 TV토론에서 박 후보가 본인의 공약이 문 후보 것보다 노인들을 더 위하는 방안이라고 언급하자 “저의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이나 박 후보의 기초연금 20만원 지급은 이름만 바꿨지 내용은 동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박 후보가 “형태가 다르다”고 지적하자 재차 “박 후보와 제 것은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도 ‘존엄한 노후 보장’이 필요하다면서 2017년까지 기초노령연금을 2배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 확대, 노인일자리 창출 등 다른 노인 관련 공약도 내놨다. 대선 당시 여야 모두 노인관련 공약을 쏟아낸 것은 이들의 투표율이 높고, 벌이도 마땅치 않아 ‘20만원 공약’이 잘 먹혔기 때문이다. 여야가 노년층 관련 공약을 쏟아내자 “당선되면 노인들에게 돈 나눠주겠다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도 많았다.

따라서 야당이 이제 와 일방적으로 박 대통령을 공격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기국회에서 박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을 원안대로 관철키로 입장을 정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이 노력도 하지 않고 약속을 뒤집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국민기만 행위이고 그야말로 공약 먹튀”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박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기극’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격하게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