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외국인 19일째 ‘사자’… 코스피 소폭 상승

입력 2013-09-23 17:41


추석 연휴 이후에도 외국인의 ‘사자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강보합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양적완화 유지 움직임에 8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원화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83포인트(0.19%) 오른 2009.41로 거래를 마쳤다. 추석 연휴 중이었던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양적완화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조심스러웠다. 장 초반 1994.77포인트까지 빠졌던 코스피는 19거래일째 이어지는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만 미 연방준비위원회(Fed)가 양적완화를 다음달부터 실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상승폭은 제한됐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도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1% 넘게 하락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희비가 갈렸다. 음식료품이 3.39%로 가장 많이 뛰었고, 기계(1.77%), 은행(1.24%), 금융업(1.11%) 등이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전기·전자(-1.10%), 운수창고(-1.02%), 섬유·의복(-0.93%)은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10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잇달아 나오면서 전 거래일보다 1.88% 떨어진 136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는 동양그룹 주가는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오리온그룹이 동양그룹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지주사 격인 동양은 하한가인 955원까지 추락했다. 이 외에 우선주인 동양우, 동양2우B, 동양3우B도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반면 동양그룹에서 손을 뗀 오리온그룹의 주가는 5.11%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FOMC 회의 결과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조언했다. 김낙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연기로 인한 달러 약세, 원화 강세 압력은 외국인 매수세에 긍정적 요인”이라면서도 “결국 양적완화는 시행될 수밖에 없어 지금 당장은 우호적이지만 결국 반대 방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3원 내린 1073.8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 24일(1068.7원) 이후 최저치다. FOMC의 양적완화 축소 연기로 달러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기초가 탄탄한 한국 주식시장 등에 외국 자본이 몰리면서 원화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