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채기·콧물 줄줄… 잡초 꽃가루 피하세요

입력 2013-09-23 17:29 수정 2013-09-23 18:54


“아침에 창문을 열자마자 콧물이 줄줄 흘러 휴지부터 찾는다.” “아침에 등산이나 조깅을 나서면 콧물과 재채기 때문에 도무지 집중할 수가 없다.”

모두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호소하는 이상 증상들이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 아침과 저녁 날씨가 급격히 선선해지면서 가을철 코 건강의 불청객인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쉴 새 없이 터지는 재채기와 콧물 때문에 갑갑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정도광 박사팀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8월만 해도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내원하는 환자 수가 하루 평균 35명 선에 그쳤으나 아침저녁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일교차가 커진 9월 첫째 주부터는 하루 평균 72.1명이 외래 진료실을 찾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찬 기운이 많은 아침에 더 심하다=가을의 초입, 9월부터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야외활동을 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어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쑥이나 돼지풀과 같은 잡초의 꽃가루에 노출되기 쉬워지는 탓이다. 집 먼지 진드기 등도 원인이다. 정 박사는 “여기에 아침저녁과 한낮의 일교차까지 벌어져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을철엔 알레르기 비염이 유발되는 양상도 하루 종일 문제가 되는 봄철과 다르다. 가을철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인 잡초 꽃가루 속 알레르기 유발물질은 오전 8∼10시께 기승을 부리다가 그 이후엔 증발돼 사라지기 때문이다.

요즘 부쩍 심해진 알레르기 비염 증상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아침에 일어나 처음 창문을 열 때, 출근할 때, 새벽 조깅에 나서서 처음으로 바깥 공기와 접촉할 때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의 비염 증상이 더 심하게 느껴진다고 호소하는 이유다.

다만 주의할 것은 이 무렵 덩달아 증가하는 코감기와 혼동하지 말라는 점. 정 박사는 “알레르기 비염을 엉뚱한 코감기로 오인, 제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되면 급기야 만성 비염으로 발전해 수면 장애, 후각 장애, 두통 등으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잡초 꽃가루 노출 피하는 게 상책=가을철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원인이 되는 잡초 꽃가루 속 알레르기 유발물질(항원)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잡초 꽃가루 알레르기 항원이 기승을 부리는 오전 10시 이전 시간대에는 가급적 창문을 열지 말며, 바깥나들이도 삼가는 것이 좋다. 이른 아침에 부득이 집을 나서야 하는 직장인과 학생 등은 마스크를 착용하면 비염 증상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금은 일교차가 벌어지고 날씨 환경도 건조해지는 시기이므로 물을 수시로 자주 마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알레르기 예방을 위해 좋다. 실내습도는 50∼60% 수준이 적당하다.

해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심해지는 사람들은 아예 미리 항알레르기 약을 복용하는 ‘예방적 약물요법’을 써봄직하다. 백신 접종으로 예방효과를 거두듯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면역력을 본격 유행 2∼3주 전에 조기 획득, 항원에 노출되더라도 알레르기 증상을 겪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다.

정 박사는 “하루 종일 콧속이 메말라 코 막힘이 심하거나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비염 증상이 심할 경우엔 특수 전극이 부착된 바늘을 통해 열에너지를 전달해 콧속 점막의 민감도(예민도)를 떨어트려주는 ‘코블레이터’ 시술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