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충청] 담배공장 옛 자리에 화려하게 핀 ‘공예의 꽃’

입력 2013-09-23 17:14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현장을 가다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개요

·행사기간: 2013년 9월 11일~10월 20일(40일간)/ 오전 9시~오후 6시(금·토요일 야간개장은 오후 9시까지)

·장소: 충북 청주시 상당로 314(내덕2동 201-1) 옛 청주연초제조창 일원

·주제: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Something Old Something New)

·입장권(현장권) 가격: 성인 1만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불 꺼진 담배공장, 문화의 불을 켜다.’

23일 오후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 관람객들은 화려한 전시장이 아닌 거대하고 낡은 콘크리트 건물에 대해 의아한 반응이나 표정을 보였다.

1946년 설립된 청주 연초제조창이 세계 공예의 흐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연초제조창은 청주를 대표하는 근대산업의 요람이었다.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는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담배공장이었다.하지만 연초제조창은 1999년 담배 원료공장이 폐쇄되고 2004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기고 트럭 소리와 매캐한 담배연기가 사라진 이 곳에서 세계 공예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개최되고 있는 것이다.

‘익숙함 그리고 새로운’이란 주제로 열리는 올해 이 공예비엔날레는 60개국 작가 3000여명의 작품 6000여점이 전시됐다.

기획전1 ‘운명적 만남, 마더 앤드 차일드(Mother & Child)’는 예술적 조형가치에 기반을 둔 한국, 일본,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 덴마크, 인도 등에서 활동하는 개성 넘치는 작가 20명의 작품 400여 점을 관람할 수 있다.

기획전2 ‘현대공예에 있어서 용도와 표현’은 9개국 작가 40명의 작품 353점이 자리를 잡았다. 이 기획전은 공예의 실용적 가치가 다양한 예술적 변화 속에서 어떻게 현대공예 장르로 자리 잡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나만의 특별한 공예품을 소장하고 싶다면 국제산업관과 청주국제아트페어, 거리마켓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올해 초대국가는 독일이다. 실용성과 현대감각의 디자인을 자랑하는 독일 공예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초대전은 한·독 수교 130주년과 간호사·광부 파독 50주년을 기념해 ‘초대국가의 날’과 학술 심포지엄이 함께 열린다.

특별전으로 연예인 20여명의 작품 100여점을 전시·판매하는 ‘스타 크래프트’도 마련됐다. 이달까지는 가수 조영남, 모델 송경아, 배우 최민수·박은혜, 방송인 강석우의 작품이 진열된다. 10월에는 남궁옥분, 임혁필, 낸시 랭, 김연주, 이화선, 리사, 김완선, 이솜, 조수빈, 최지인, 이상아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홍보대사인 구혜선과 이상봉 디자이너는 특별한 전시를 마련했다. 구혜선은 조명과 의자 등 자신의 공예작품 20여점을 오는 28일부터 선보인다. 이상봉은 10월 6일부터 작품을 전시하고 8일 시민 100여명을 초청해 한글을 주제로 한 패션쇼를 가진다.

공예비엔날레 박남희 전시감독은 “올해 비엔날레는 실용적 가치에 중점을 뒀던 공예를 디자인과 예술 영역으로 확장해 공예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거칠고 야성적인 콘크리트 건물에서 공예를 생산하고 공예를 수출하며 공예로 하나 되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