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충청] 생활권 주변에 녹색공간… 한국판 ‘센트럴 파크’ 만든다
입력 2013-09-23 17:09
산림청 ‘국민이 행복한 도시숲’ 조성사업
산림청이 ‘국민이 행복한 도시숲’ 조성사업에 발 벗고 나섰다. 주택가·학교 등 생활권 주변에 녹색공간을 조성해 숲이 주는 혜택을 도시민에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23일 산림청에 따르면 국내 총 도시숲 면적은 107만9000㏊로 전체 산림 면적(636만8000㏊)의 17%에 이른다. 하지만 도시숲 가운데 생활권 도시숲은 3만6000㏊로 전체 산림 면적의 3.4%에 그치고 있다. 도시지역 산림은 풍부하지만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생활권 도시숲은 부족한 상태다.
특히 국민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7.95㎡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인 9㎡의 88%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세계 주요 도시인 프랑스 파리는 13㎡, 미국 뉴욕 23㎡, 영국 런던 27㎡ 등으로 WHO의 권고 기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4㎡에 불과하고 인천(6.2㎡)과 경기(6.3㎡), 대구(5.6㎡)도 권고기준을 충족치 못하고 있다.
이에 산림청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 추진할 도시림 조성계획을 세우고 대도시의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을 8.6㎡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도시림 조성계획에 따르면 2017년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녹색쌈지숲은 2638곳, 생활환경숲 148곳, 녹색나눔숲 950곳, 산림공원 317곳, 학교숲은 2361곳으로 늘게 된다.
산림청 관계자는 “2003년부터 추진한 도시숲 조성사업을 통해 2007년 1인당 7㎡에 불과하던 생활권 도시숲 면적이 2011년에는 7.95㎡로 늘었다”면서 “하지만 WHO의 권고기준에는 못 미치는 만큼 이 사업을 지속 확대해 생활권 도시숲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전국 173곳에서 도시숲을 조성한다. 도시민이 숲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심 내 소규모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녹색쌈지숲’ 119개를 조성한다. 또 공단·병원·요양소 및 폐기물 매립지 등지의 생활환경을 보호·유지하기 위해 생활환경숲 17개를 만들기로 했다. 또 친자연적 학습공간과 녹지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149개 학교에 학교숲을 조성하고, 6개 전통 마을에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전통 마을숲을 만들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시경관을 위해 총 연장 511㎞의 가로수 숲을 조성키로 했다.
이 계획은 녹색네트워크 구축, 녹색공간 확대, 녹색공간의 질 향상, 도시녹화운동 전개, 기반구축 등 5개 추진전략, 19개 세부추진과제로 진행된다.
도시숲 조성은 시민과 시민사회단체, 기업체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산림청 관계자는 “미국의 센트럴 파크를 비롯한 외국의 도시숲은 시민·단체 등이 적극 참여해 숲을 조성하고 관리한다”면서 “시민들과 단체, 기업들이 직접 도시숲 조성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 운동은 내나무 갖기, 돌·졸업·결혼 등 각종 기념일 나무심기 등으로 진행된다. ‘도시숲 가꿈이·지킴이·도우미’ 등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시민들 스스로 도시숲을 가꿔나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사회적공헌 사업을 통해 도시숲 조성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이를 위해 산림청은 기업이 도시숲 조성·관리에 참여할 경우 도시숲에 기업명칭을 부여하는 등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녹색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지역별 NGO 설립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산림청은 NGO 운영을 위해 가칭 ‘도시숲 리더’를 양성하고 지역별 NGO간 활동을 활성화 하기 위한 도시숲지원센터를 설립·운영할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대한민국은 급격한 도시지역 인구증가로 도시화율이 90%를 넘어섰으며 대기오염·도시소음·도심열섬현상 등의 부작용이 심각하다”면서 “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대안은 도시숲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숲은 소음방지, 산소배출, 기후조절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도시숲은 여름 한낮 평균기온을 3∼7도 낮춰주고 평균습도는 9∼23% 높여준다. 버즘나무(플라타너스)는 하루 평균 에어컨 5대(49㎡ 기준)를 5시간 가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또 도심 가로수로 심어진 큰나무(폭 30m, 높이 15m)는 자동차 소음의 75%를 막아준다.
대기정화 기능도 탁월하다. 느티나무 한 그루(엽면적 1600㎡)는 연간 이산화탄소 2.5t을 흡수하고 산소 1.8t을 내뿜는다. 성인 7명이 연간 필요로 하는 산소량이다. 이와 함께 숲을 15분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농도가 15.8%, 혈압이 2.1% 각각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더 많은 도시숲을 조성해 국민과 도시, 자연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환경을 만들어 가겠다”면서 “국민들이 자연의 혜택을 맘껏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생활·문화공간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