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쇼핑몰 테러 무장단체 ‘알샤바브’…알카에다 연계조직 “소말리아 파병 보복”

입력 2013-09-22 23:01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를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한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는 이번 사건을 케냐가 소말리아에서 벌이고 있는 군사 작전에 대한 복수로 규정했다.

알샤바브 대변인 무함마드 라게는 21일(현지시간) 테러 직후 라디오 방송에서 이같이 밝힌 뒤 “케냐가 소말리아에서 병력을 철수하지 않는 한 평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샤바브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보복 공격을 경고해왔다.

케냐는 2011년 소말리아에 정부군을 파병해 이슬람 반군 소탕 작전을 벌여왔다. 자국에서 잇따르는 외국인 관광객 납치 사건을 소말리아 이슬람 반군의 소행으로 봤기 때문이다.

케냐군은 2012년 10월 소말리아 정부군과 함께 남부의 항구도시 키스마요를 공격해 알샤바브를 내쫓기도 했다. 알샤바브는 키스마요항을 통해 소말리아의 석탄을 밀수출하거나 항구 출입 선박에 세금을 매겨 얻은 돈으로 남부 등지의 반군을 지원해왔다.

아랍어로 ‘청년’을 뜻하는 알샤바브는 소말리아를 이슬람근본주의 국가로 바꾼다는 목표 아래 활동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08년 이 단체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나이로비의 웨스트게이트몰에서 테러범들은 이슬람교도가 아닌 사람을 골라 사살했다. 이들은 40여명을 줄지어 세워놓고 “예언자(무함마드)의 어머니 이름이 뭐냐”고 물은 뒤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 총을 쐈다고 생존자들은 전했다. 딸과 함께 차 밑에 숨었다가 목숨을 구한 찰스 카라니는 괴한이 민간인을 이슬람교도인지 확인해 아니면 사살하는 모습을 봤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에 말했다.

사고 당시 쇼핑몰에 있었던 케냐 언론인 옴바티 사이러스는 테러범들이 특히 백인을 목표로 삼았다며 “내가 본 30여 구의 시신 대부분은 백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남성은 AP통신에 “괴한들이 이슬람교도는 일어서서 나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알샤바브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공격 전 이슬람교도를 내보낸 사실을 인정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알샤바브가 국제적 관심을 끌기 위해 주말 인파로 붐비는 쇼핑몰을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웨스트게이트몰은 지상 4개층에 식당 카페 영화관 슈퍼마켓 카지노 등을 갖춰 케냐 번영의 상징으로 꼽힌다. 이 쇼핑몰은 이스라엘인이 소유하고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