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정부 부채, GDP 3배 육박

입력 2013-09-22 18:57


우리나라 가계, 기업, 정부 등이 떠안고 있는 빚이 전체 경제규모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로 불황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가 자연스레 빚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은행의 자금순환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현재 가계 및 비영리단체·비금융기업·정부의 지난 1년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289.8%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주체들의 빚이 급격히 늘었던 2009년 2분기의 285.2%보다 높다.

2004년 220% 내외였던 GDP 대비 가계·기업·정부 부채 비율은 2006년 4분기 236.5%로 오르기 시작해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4분기 273.7%로 급격히 상승했고 지난해엔 280%를 넘어섰다. 주체별로는 민간기업의 GDP 대비 부채비율이 2003년 2분기 131.4%에서 지난 2분기 158.0%로 10년 새 약 2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의 부채비율은 72.8%에서 91.6%로 상승했다. 정부의 부채 비율은 18.2%에서 40.1%로 올라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부채 비율이 치솟은 이유는 경제 성장속도보다 빚이 빠르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2003년 2분기 135조3000억원이었던 정부 부채는 올해 2분기 517조9000억원으로 4배가 됐다. 금융위기 등을 대처하는 과정에서 재정적자가 늘어나면서 국가부채가 덩달아 급증한 것이다. 비금융기업 부채는 같은 기간 975조3000억원에서 2039조3000억원으로, 가계·비영리단체의 빚도 540조3000억원에서 1182조2000억원으로 각각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경제규모를 보여주는 명목 GDP는 742조1000억원에서 1290조6000억원으로 10년 동안 1.74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공기업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2분기 현재 199.3%로 통계가 작성된 2002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2008년 205조3000억원이었던 공기업 부채는 올해 2분기 402조4000억원으로 배가 됐지만 공기업 금융자산은 137조원에서 201조9000억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