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後작가 손창섭 ‘애정의 진리’ 공개

입력 2013-09-22 18:52


단편 ‘신의 희작’으로 유명한 대표적 전후(戰後) 작가 손창섭(1922∼2010·사진)이 1958년 잡지 ‘아리랑’ 1월호에 발표한 단편 ‘애정의 진리’가 공개됐다. 이 작품은 공연예술자료연구사 김종욱씨가 찾아내 계간 ‘연인’ 가을호에 재수록했다.

전후 공간인 대구를 배경으로 한 ‘애정의 진리’는 세 번 결혼하고 성이 다른 자식 둘을 키우는 젊은 과부 기옥의 집에 친구의 남동생 주식이 머물면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절망을 극복하는 긍정적인 여백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단편이라서 인간의 본성과 부조리한 삶을 디테일하게 볼 수 없어도 작가로서의 기인적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유한근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교수는 “본능적인 성에 따라 살아온 여자의 설움과 정열을 그린 소설”이라며 “1970년대 절필하고 일본으로 잠적한 손창섭의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이번 발굴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평양 출생인 손창섭은 1952년 ‘문예’지에 단편 ‘공휴일’을 발표하며 등단한 뒤 대표적 전후 1세대 작가로 활동하다 1973년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2010년 6월 23일 별세했다.

문예지 ‘연인’은 한무숙(1918∼1993)의 단편 ‘봉창 돈’(1954)과 문예동인지 ‘금성’ 동인이었던 무애(无涯) 양주동(1903∼1977)의 회고기 ‘나와 금성 시대 1’(1968)도 함께 발굴 게재했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